올해도 금융권에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은행권과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올 하반기에는 아직까지 잠잠한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NH농협금융과 농협은행도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1960년생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당초 예상보다 많은 4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도 400명의 직원을 명예퇴직으로 감원한바 있다.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SC제일은행도 연말까지 약 2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도 지난달 명예퇴직을 신청 받은 결과 98명의 직원들이 신청했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이 내년 초 임금피크제 진입자들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은 내년 3월쯤 통상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연말을 전후 한 희망퇴직 및 명예퇴직은 연례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올 상반기에도 1450여명의 감원을 추진한바 있다.
상반기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은행권 직원 수는 13만2170명으로 2008년 말 13만990명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3000명 넘는 인력이 줄어든 보험업계도 상반기에 이어 추가 감원을 진행 중이다.
최근 AIA생명이 지난 2011년에 이어 5년 만에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고,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월에 이어 10월에도 희망퇴직을 진행한바 있다.
메리츠화재 역시 올 상반기 점포 통폐합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현대해상도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업계 역시 은행권처럼 향후 상시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과 보험업계가 잇따라 감원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카드업계는 잠잠한 상황이다. KB국민·삼성·현대 ·비씨 등은 희망퇴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9월말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신한·삼성·현대카드 등 7개사가 9개월 동안 1140명(8.8%)을 줄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올 3분기까지 정규직 154명, 비정규직은 87명 등 총 241명을 줄였고,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177명이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1390명이던 비정규직이 올 3분기 702명으로 688명 줄었다. 콜센터직원들을 아웃소싱으로 바꾸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올 3분기까지 정규직 43명, 비정규직 10명 등 53명을 줄였고, 롯데카드도 정규직 12명, 비정규직 4명을 감원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정규 인원을 10명 채용해 감소분이 희석됐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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