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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경제도 다이어트도 '연착륙'이 중요하다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5-03-10 10:54


질문1) 1주일에 10㎏ 정도, 확~ 뺄 수 없나요?

질문2) 1주일 동안 죽어라~ 다이어트해서 3㎏ 뺐는데 휴일 하루 잘 먹고 나면 왜 도로 아미타불일까요?

질문1에 대한 정답) 우리 몸이 그걸 싫어해서….

질문2에 대한 정답) 우리 몸이 그걸 아주 좋아해서….

유명 개그 프로그램 중 '헬스 보이'에서 168㎏의 체중에서 3주 만에 20㎏을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난 왜 저렇게 못할까?'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일단 168㎏과 그 절반인 84㎏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산술적으로 따진다면 동일한 식사량과 동일한 운동량으로 168㎏인 사람이 한 달에 20㎏을 줄였다면 84㎏인 사람은 한 달에 10㎏을 줄여야 되지만 실제 해보면 5~7㎏kg 정도 일거다.

'한 달에 -10㎏, 책임감량!' 이런 광고 문구는 많이 봤지만, 실제 주위에서 한 달 만에 10㎏ 뺀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실제 체중을 줄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다이어트를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특히 '급하게 빼는 것'은 아주 싫어한다. 'Obesity (비만학)'에 실린 그레고리 프루인트(Gregory Freund M.D.)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의 연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그룹은 12주 동안 '정상적인 먹이를 주다가' 갑자기 24시간동안 금식 급속 다이어트를 시키고, 한 그룹은 12주간 '서서히 낮은 열량의 먹이를 준 후' 24시간의 금식 급속 다이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급작스럽게 다이어트를 한 쥐들은 급속 다이어트 후 체중이 5% 감량한 반면, 서서히 먹이를 줄였던 쥐들은 24시간 급속 다이어트 후 체중이 18%나 줄었다고 한다.

아마 정상적인 먹이를 먹다가 갑자기 다이어트를 시킨 쥐들은 '뭔가 내 몸에 큰일이 났다'는 식으로 각종 호르몬이 반응해 소비하는 에너지는 최소로 줄어들고 섭취하는 열량은 최대로 저장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이 적었을 것이고, 서서히 다이어트를 시킨 쥐들은 차츰 줄어든 먹이로 인해 갑작스런 다이어트도 쉽게 받아들이고 체중이 더 많이 줄어들었을 거다.

가정의 경제도 마찬가지다. 급작스런 경기침체로 인해 수입이 갑자기 준다면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수입은 최대한 저축하려고 한다. 하지만 천천히 경기침체가 일어나서 수입이 천천히 줄어든다면 소비 위축도 느리게 일어날 것이고 저축액도 느리게 증가한다. 그래서 경제에서 '경기의 연착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일 거고, 필자도 역시 '다이어트에서도 연착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류귀종(萬流歸宗:모든 흐름은 하나로 통일된다)'이라는 말처럼 경제나, 다이어트나 결국 그 근본은 마찬가지라고 본다. '열심히 다이어트를 연구하다 보면, 뭔가 대박 나는 경제의 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오르지만, 필자가 그 동안 말아 먹었던 주식 성적표를 생각하면 조용히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외환위기 이후 연착륙을 강조할 만큼 경기가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으니, 연착륙을 이야기하기 전에 일단 '이륙'부터 했으면 좋겠다. 글·윤장봉 나우비클리닉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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