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것이 소원이던 몽골의 뇌성마비 6세 여자 어린이가 명지병원과 경기도의 글로벌 나눔의료 지원으로 뒤늦은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
최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의료관광객을 위한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 명지병원은 현지 선교단체와 몽골 국영방송 등으로부터 아즈자르갈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경기도와 함께 모녀를 초청, 무료 수술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에 앞서 명지병원 정형외과 성기혁 교수는 지난 4일 화상 진료를 통해 몽골 현지에 있는 아즈자르갈 양을 살펴보고 관련 사진 등 의료 기록을 미리 받아 검토한 뒤 치료 계획을 세웠다. 뇌성마비로 인해 좌측 무릎 뒤편의 힘줄인 슬괵건(햄스트링) 유착과 경직, 앞쪽 근육의 경직 등으로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았던 아즈자르갈은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성 교수팀은 아즈자르갈 양 입국 후 정밀 검사를 거쳐 슬괵근 연장술과 아킬레스건 연장술, 대퇴직근 이전술 등의 수술을 시행했다.
아즈자르갈 양의 어머니 바트나브츠 씨(40)는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가슴 아프고 미안했다"며 "우리 딸이 예쁘게 잘 걸을 수 있게 치료해주시고 학교도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게 해주셨다"고 인사를 전한 뒤 서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는 말을 연발했다.
의료계에서는 지난 한해에만 800명에 가까운 몽골 환자가 경기도내 병원을 찾아 한국 의료를 경험한 만큼 이번의 경기도와 명지병원의 나눔의료 활동이 양국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시켜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 과정이 몽골 국영방송(MNB)을 통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현지 방송되는 만큼 한국 의술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명지병원은 지난 2010년 네팔의 고위험 심장병 환우를 초대해 무료 심장수술로 새 생명을 찾아준 이래, 2013년에는 현지 의술로 치료불가 진단을 받은 베트남 세자매의 가족성 대장용종증을 두 차례에 걸친 수술 끝에 치료해주는 등 글로벌 나눔 의료를 꾸준히 실천해왔다.
최근 몇 해 동안에는 수십 명의 의료진을 구성해 네팔 타누시 바누마을과 러시아 우수리스크 지역을 직접 찾아 연인원 9,000여 명을 진료하는 등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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