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휘청이는 페르노리카, 국세청 과징금부터 고배당 논란까지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4-10-16 09:28


임페리얼 등으로 한때 국내 양주 시장을 호령하던 주류업체 페르노리카가 휘청거리고 있다. 위스키 시장의 축소로 고전하고 있는데다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과징금까지 부과 받았다. 여기에 고배당 논란 등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부터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등 2개 법인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온 국세청은 최근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국에서 페르노리카는 발렌타인, 시바스리갈, 로얄샬루트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와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로 나눠져 있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가 법인세를 적게 내고자 광고선전비를 부풀려 영업이익을 줄였다는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벌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은 세무조사 대상이었던 기간 매출액의 약 30%에 달하는 금액을 광고선전비로 신고했다. 과징금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은 맞지만 정확한 액수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 과정에서 조사 당국과 해석의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탈세 혹은 광고선전비를 부풀린 일은 절대 없다"고 했다. 이어 "형사적 책임과도 관계가 없으며 지속적으로 조사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르노리카 측은 '탈세 혐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어찌됐건 과징금 자체는 현재 상황에서 페르노리카에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페르노리카는 지난 2007년을 정점으로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두 법인의 매출 합계는 29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9% 감소한 수치다. 이는 2010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로, 간판 제품인 임페리얼의 부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247억원으로 전년대비 4.6% 감소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출은 1675억원으로 2012년보다 13.5% 줄었다. 윈저블랙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디아지오코리아와의 격차도 2012년 356억원에서 744억원으로 벌어지면서, 자존심까지 사정없이 구겼다.

이 가운데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2013년 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에 총 220억원의 중간배당금을 받아갔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작년 80억원의 중간배당금을 대주주에게 안겨줬고,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난해 140억원을 지불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반발에도 희망퇴직을 지난 6월에 실시해 약 20여명의 신청을 받았다. 회사 측은 잡음이 전혀 없이 마무리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페르노리카 안팎의 시선은 결코 그렇지 않다. 한편으로는 비용 절감을 외치며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통 큰 배당을 하며 대주주 주머니를 채우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주주가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해나가는 동안,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페르노리카코리아 등의 전체 인건비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 페르노리카 측은 스포츠조선에 "우리는 배당금 지급과 관련된 한국의 모든 규정을 전적으로 준수하고 있다"며 "우리의 기본적인 영업 이익 등 재무구조는 건실하며, 따라서 우리의 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자금 필요를 전적으로 충족하면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이라는 답을 보내왔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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