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제18회 박카스배 한-중천원전(스포츠조선-신민완바오 공동주최, 동아제약 후원)에서 우승했다.
26일 제주 롯데시티호텔 루비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박 9단은 중국의 천야오예 9단을 상대로 296수만에 흑 반집승, 종합전적 2승으로 한-중통합 천원에 올랐다.
반면 통산 4회 우승 공동기록과 3년연속 우승기록을 갖고 있는 천야오예 9단은 박정환 9단의 벽에 막혀 이 대회 최고 기록 달성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역대전적에서도 9승9패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이날 대국은 끝까지 승부를 알수없는 난전이었다. 1국과 마찬가지로 박 9단의 실리와 천야오예 9단의 두터움이 팽팽히 맞섰다.
프로기사들의 예상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가운데, 박정환 9단은 마무리 단계에서 225로 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미세한 확보한 뒤 끝까지 냉정을 읽지 않고 어려운 바둑을 승리로 이끌었다.
박 9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초반에도 안좋았다. 흑 195 이후 졌다고 생각했다. 흑 221때 패를 때린 게 흑의 패착이었던 거 같다. 222로 넘어갔으면 쉽지 않은 바둑이었다"며 "천야오예 9단이 승부처에서 실수를 많이 했고, 운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해설
초반 박정환 9단의 25, 33이 보기드문 감각. 흑 중앙이 두터워졌지만, 우하귀의 백집이 돋보여 백이 조금 편한 바둑. 백이 실리가 많아 좌변과 좌상귀 부근에서 너무 두텁게만 둔 느낌이다. 흑이 좌변을 차지하면서 집으로 역전. 157의 승부호흡이 멋졌다. 역시 156으로는 좌상귀를 먼저 두었어야 했다. 165로는 좌변을 넘는 것이 좋았는데, 좌변을 막히고 당한 것이 아팠다.
오늘 바둑의 승착은 221. 평범하게 두어사는 백이 조금 두터웠는데 221로 인해 대변화 생겼다. 이후 225가 좋은 수이며, 239로 확실한 반집승리를 잡았다. <김성진 3단>
◇인터뷰
소감은.
-4년만에 천야오예 9단과 다시 만났는데, 그 때는 1패뒤 역전승으로 어렵게 이겼다. 실력차이를 느꼈지만, 이번에는 그 때보다 많이 나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까다로운 프로기사인데 2대0의 완성을 거뒀다.
-완벽했다기 보다는 상대의 실수가 많았고, 운이 좋았다. 1국이나 2국이나 초반은 모두 좋지 않았고, 어려운 바둑이었다.
현재 한국 1위이다. 앞으로 중국기사들과의 예상을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중국 10위권의 기사한테도 많이 지는 편이다. 워낙 프로기사층이 두텁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이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목표가 있다면.
-물론 세계대회 우승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