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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
음료 제품의 용량은 소비자의 음용량, 편리성 등을 고려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업계에서 휴대성과 편리성을 고려한 미니 사이즈 제품 출시가 이어졌던 것도 1인 가구의 증대와 캠핑을 비롯한 아웃도어 활동의 증가로 인해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음료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소형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구 인원의 변화, 음료 소비 패턴 등을 감안해 실용성을 고려한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의 음료 소비 패턴의 변화와 의견을 반영한 제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코카-콜라의 라이프스타일 음료 브랜드 글라소 비타민워터가 최근 출시한 1ℓ 대용량 마니아팩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기존 글라소 비타민워터는 한 손에 잡히는 500㎖ 사이즈로 휴대해 다니며 즐기기 좋은 음료 제품의 특징이 강했다.
하지만 글라소 비타민워터는 점차 야외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점과 제품을 대량 구매해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의 음용 패턴 변화를 반영해 '트리플엑스(xxx)'와 '멀티브이(multi-v)' 2종에 한해 1ℓ의 대용량 제품을 새롭게 내놨다.
코카-콜라사 관계자는 "이번 대용량 사이즈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식품점과 할인점 등 판매 채널의 확장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의점 CU는 20~30대 성인 여성을 위해 기존 요구르트에 비해 용량을 대폭 늘린 'CU 빅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CU는 빅데이터와 구매 현장 모니터링 분석을 통해 20~30대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작은 요구르트 4~5개 분량 용량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 기존 요구르트 제품 용량인 60~70㎖의 4.5배 큰 사이즈인 270㎖로 출시했다.
코카-콜라사의 캔커피 브랜드 조지아 커피는 올해 3월 프리미엄 커피인 조지아 에메랄드마운틴블렌드 알루미늄 보틀 제품 중 3종(스위트 아메리카노, 클래식 라떼, 더 블랙)에 한해 기존 용량(270㎖)에서 120㎖ 업그레이드한 390㎖ 사이즈의 제품을 내놨다. 국내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의 주 소비층이 직장인 남성인 것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더욱 넉넉한 용량으로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대용량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주류 시장에서도 사이즈를 늘린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아영FBC는 지난 3월 750㎖ 크기의 일반 와인보다 2배 가량 큰 1.5ℓ짜리 스파클링 와인 '산테로 피노 샤르도네 스푸만테 매그넘'을 출시한 바 있다.
패밀리 사이즈 음료는 사이즈 Down!
싱글족과 소가족 가구의 증가 현상도 음료 제품 사이즈 변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존 대용량 음료 제품이 주로 4인 가구가 마시기 알맞은 용량으로 나오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용량 제품들은 1~2인 가구에서 즐기기에는 다소 양이 많기 때문에 음료 업계에서는 싱글족을 비롯한 소형 가구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사이즈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코카-콜라 777㎖ PET가 대표적인 사례. 코카-콜라 777㎖ 제품은 싱글족 및 소가족 가구의 증가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실용적인 사이즈로 나온 제품이다. 둘이 마시기에는 부족했던 500㎖를 보완하고, 소규모 가족이 마시기엔 다소 많게 느껴졌던 1.5ℓ 대용량 제품의 중간 사이즈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팔도는 소형 가구를 위한 비락식혜와 비락수정과 1.2ℓ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기존에 있던 1.8ℓ에서 용량을 다소 줄인 것으로 소형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큰 용량을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증가하는 캠핑족 겨냥 미니 사이즈도 인기
캠핑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겨냥한 소용량 제품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기존 제품의 편리성과 휴대성을 강화해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용량은 줄이고 캔,파우치 등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용기로 패키지에 변화를 줘 출시되는 제품들이 많다.
코카-콜라사의 미닛메이드는 신제품 '미닛메이드 5얼라이브(5alive)'를 100㎖ 용량의 파우치 사이즈로 내놓았다.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등굣길이나 출퇴근길 및 야외 나들이 시에 가볍게 하나씩 챙겨 마실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쁘띠첼 미초 청포도 에이드와 아이스 워터젤리 2종, 아이시안 블루베리에이드와 아이스 홍삼의 아이스 파우치 5종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가 최근 출시한 소용량 캔 와인 '와인스타'는 한 캔 당 두 잔 정도 용량인 187㎖로 1~2명이 마시기 적당한 사이즈로 음용과 휴대가 편리하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신세계L&B도 최근 300㎖ 소용량 알루미늄 캔 와인인 '러버스 와인' 3종을 출시한 바 있다.
음료 업계 관계자는 "음료를 보면 트렌드가 보인다는 말처럼 음료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민감하고 그중에서도 음료의 사이즈는 소비자들의 음용 습관, 편리성, 실용성 등을 다방면으로 연구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더 강하다"며 "최근엔 SNS나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음료에 대한 의견을 즉각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사이즈의 음료 제품의 출시 경향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