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개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또 서울시가 지난달 17일 롯데 측에 제2 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의 승인 보류를 통보하면서 제시한 82건의 보완사항에 대한 양측 조율도 사실상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교통대책과 관련, 올림픽대로 잠실IC 옆 2차선 도로의 미연결구간(잠실주공 5단지~장미아파트 뒷길 1.12㎞) 공사에 대해 롯데 측에 공사비 전액인 1108억원 부담이나, 직접 공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이 문제만 해결하면 임시개장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시의 임시개장 긍정 검토에 우선 제2 롯데월드의 관할인 송파구 의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송파구의회 관계자는 2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가 만약 제2 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개장을 허용할 경우 주민들과 함께 서울시로 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항의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안전문제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송파구 의회는 강조했다. 싱크홀을 보다 깊이 있게 조사해 원인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이번 전문가 1차 조사와는 별도로 지난 7월부터 1년간의 일정으로 싱크홀 원인분석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만큼 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개장 승인이 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송파구의회 측은 "올해 들어 석촌호수 인근에서 총 5개의 싱크홀이 발견됐다"며 "석촌호수 부근 아파트 거주민들이 무척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대책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금도 주말이면 기존 롯데월드로 몰리는 쇼핑 및 관광객들로 인해 잠실역 부근 도로가 마비되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올림픽도로 옆 미연결구간의 건설만으로는 충분한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롯데 측이 약속한 잠실역 지하 버스 환승센터와 탄천 동측 2차선 도로의 4차선 확장이 조기에 착공되어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참여연대를 필두로 한 시민단체들도 지난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 롯데월드 저층부 조기 개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과 송파시민연대, 서울환경운동연합 등도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 잠실 일대에 싱크홀이 연이어 나타나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강동구-송파구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이제 공포 수준에 이르렀다"며 "싱크홀이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이라는 서울시의 1차 중간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싱크홀이 발견된 석촌호수 부근 지하차도는 지난 2012년 11월 균열 보수공사가 진행된 흔적이 남아있고 주변 도로 곳곳의 아스팔트가 내려앉은 부위를 땜질한 것도 발견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하철 굴착공사가 시작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싱크홀의 원인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 제2 롯데월드와 관계없나?
지하수 유출에 따른 석촌호수 수위도 정밀 점검해 봐야 한다고 이들 시민단체는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구덩이를 파면 그곳으로 지하수가 모여들어 상당한 양의 물이 고이게 된다. 2009년 11월 작성된 제2 롯데월드 환경영향 평가서에 따르면 터파기(깊이 37m) 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지하수가 유출될 것이며, 이로 인해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주변지역이 침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 측은 이를 막기 위해 공사부지 외곽에 지하수 유출 차단효과가 큰 철근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6월 제2 롯데월드 지하공간 인근으로 하루 평균 83t의 지하수가 유입된 이후 올해 들어서는 450t까지 증가했다. 이는 차수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증거라고 시민단체는 주장했다. 지난해 봄부터 석촌호수 수위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후 11월에는 0.7m가량 낮아지자 롯데 측에서 한강물을 끌어다가 석촌호수에 공급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가 제2 롯데월드와 관련해 제기된 안전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도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잠실일대의 싱크홀 현상과 석촌호수 수위저하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이런 작업 없이 서울시가 제2 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사용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