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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지고 옐런 뜨고…새로운 세계 경제대통령 성향 분석 분주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4-01-30 11:37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장이 바뀐다. 밴 버냉키 의장이 물러나고 재닛 옐런이 이끌게 됐다. 연준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회의를 끝으로 지난 8년간 재임했던 연준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옐런 차기 의장은 다음 달 1일부터 버냉키 의장에게서 의사봉을 넘겨받고, 3월부터 FOMC 정례회의를 공식적으로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옐런은 전임자인 버냉키 의장과 마찬가지로 '통화 완화정책을 주장(비둘기파)'로 분류된다. 긴축 통화정책을 주장(매파)하는 쪽과는 차이를 보였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버냉키 의장을 도와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함께 진두지휘했고, 현재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다시 거둬들이는 중요한 시기에 연준 의장직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견해는 옐런 차기 의장이 버냉키 의장보다 더욱 과감하고 완화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옐런 차기 의장은 기존 연준 의장들과 비교해 중앙은행의 역할이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옐런 차기 의장이 자주 언급했던 '최적통제 준칙'은 기준금리 결정 방식의 하나로, 고용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물가 목표치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연준 의장들이 주장해온 '통화 준칙'과 대조적이다. 통화 준칙은 어떤 경우에도 물가 목표치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 안정으로 보는 입장이다.

옐런 차기 의장은 또 1994년 당시 연준 이사로 재직하면서 미국 채권시장 대폭락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이다.


현재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비둘기파 성향이 분명한 옐런 차기 의장보다는 의장 교체와 함께 한꺼번에 '물갈이'되는 FOMC 위원들의 성향 비율이다.

FOMC 투표권을 갖는 위원들은 연준 의장이 포함된 연준이사회(FRB)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 등 모두 12명이다. 지역 연방은행 총재 12명 가운데 뉴욕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11명이 해마다 4명씩 돌아가며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런데 올해는 의장 교체까지 맞물리면서 FOMC 투표권 보유자 12명 중에 절반인 6명이 교체된다.

빠져나가는 위원 중에는 강성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가 포함된 반면, 새로 들어오는 위원에는 매파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있다.

FOMC 위원들의 비둘기파와 매파 비율이 기존 8:1에서 6:3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옐런 차기 의장 자체는 비둘기파 인물이지만 매파 성향의 위원들에 둘러싸인 형국이어서 앞으로 테이퍼링 속도 조절과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할 때 FOMC가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다시 FOMC 구성원이 바뀌어 비둘기파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지금은 매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환경이지만 연준의 정책 스탠스가 급격히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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