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사가 전화로 대출을 권유하거나 영업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의 카드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불법 정보 활용을 차단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조치를 2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24일 모든 금융사 임원을 불러 이런 지침을 전달하면서 반드시 이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를 어겼다가 적발되면 현장 지도와 경영진 면담이 이뤄지며 개선이 안되면 영업 정지와 최고경영자 문책까지 이어진다.
이번 조치는 3월까지로 예정돼 있으나 정보 유출 사태가 가라앉지 않으면 계속될 수도 있다.
카드사의 알짜 수익원인 카드슈랑스도 당분간 중지된다. 카드슈랑스는 카드사와 보험사가 연계해 전화로 판매하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다수 전화상담원이 우수 고객을 위한 보험이라고 선전하면서 비과세 저축 보험 가입을 많이 권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 이자를 준다' 는 등의 말로 현혹하면서 '중도 해지시 원금 보장이 안 될 수 있다'는 등 자세한 상품 설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방카슈랑스처럼 은행 창구에서 보험 판매를 권유하는 등 대면 형태의 영업은 가능하다. 대출 모집인이나 대부 중개업자도 고객을 직접 만나 영업하는 경우도 제한받지 않는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임시 회의를 열어 '대출 모집 경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확정, 의결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불법적인 정보 유통을 부추기는 SMS 등을 통한 '무차별적 대출 권유'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불법 정보 유통에 대해서는 검·경 등 수사기관 등과 협조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는 27일부터 영업점 밖에서 이뤄진 대출 승인시 불법정보 활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금융사는 고객에게도 대출 안내나 모집 경로를 직접 문의해야 계약이 이뤄진다.
금감원은 서민금융사기대응팀을 보강해 인터넷, 무가지 등의 개인정보를 사고팔거나 개인정보를 이용한 광고를 색출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