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떨리는 마음으로 첫 아이가 다닐 초등학교의 예비소집에 다녀온 오민영씨(36세, 가명)는 아이의 입학을 피부로 느끼며 생각이 많았다.
특히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반에서 가장 작은 키'라는 상징성을 지닌 '1번' 스트레스는 일반적으로 부모에서 아이로 대물림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육체적인 사안을 넘어 정신적인 고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이에 대해 양, 한방 협진 키성장 클리닉인 이솝한방병원의 이명덕 병원장은 "본인 또한 162.9의 키로 학창시절 '만년 1번'을 맡아놓았던 학생이기에 요즘 학부모님들이 호소하는 '1번 스트레스'를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며 "특히 요즘처럼 외모가 곧 능력처럼 인식되는 사회 풍토 속에서 키 성장은 아이들의 자존감과 나아가 미래의 진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만큼 성장 치료를 진행함에 있어 개개인의 성장 문제를 보다 세심하게 진단, 처방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낮은 면역력 탓에 급성장 시기에 잔병치레가 많았다거나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는 경우, 또래보다 10cm 이상 작은 경우라면 '저성장'을, 만 8~9세 이전에 피지가 급증하고 음모가 나는 등의 2차 성징 징후를 보인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보라고 조언한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성장 부진의 일종인 '감병(疳病)'을 홍역, 천연두, 경기와 함께 소아의 4대 질환으로 간주하여 왔다. 그만큼 성장 부진의 치료는 한방소아과의 전문적인 분야 중 하나. 일부에서는 보다 복잡해진 성장 부진의 요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 한방 협진을 통한 '맞춤형' 치료에 접근하는 성장 클리닉도 있다.
이솝한방병원의 이명덕 병원장은 "성장검사를 위해 골밀도, X선촬영, 자율신경검사등을하며,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모발미네랄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체내의 축적된영양 미네랄과 중금속 함량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영양불균형상태와 중금속 오염도 및 내분비기능을 평가한다. 검사결과가 나오면 양, 한방 맞춤치료를 한다"며 "예컨대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프래더윌리증후군으로 인한 저신장, 특발성저신장이면 성장호르몬치료를 하며 그밖에 유전성 또는 환경적으로 안 크는 경우 한약으로 치료를 한다. 또 성조숙증이있다면 성호르몬 분비 억제를 위한 주사를 투여하면서 성장한약 또는 성장호르몬주사를 동시에 처방한다. 키성장은 6주마다 한 번씩 성조숙증은 4주마다 한 번씩 그동안의 성장결과를 확인하고, 성장검사 및 상담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덕 원장은 "성장 치료에도 '골든 타임'이 있는데, 바로 성장판이 열려 있을때가 그 시기로 남아의 경우 초등 1~6학년, 여아의 경우 6세~5학년을 넘지 않아야 치료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며 "성장판이 열려 있음에도 키가 1년에 작게는 3~4cm, 크게는 6~7cm 밖에 자라지 않던 아이들이 치료 후성장 속도가 2배 이상 증가하여 6개월에 3.5~5㎝, 1년에 7~11㎝ 정도 자라기도 하는 만큼 늦지 않은 치료 시기와 정확한 맞춤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아울러 "지난 10년 간 키성장 진료를 해 온 한의사로서, 이미 성장판이 닫혀 치료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성장 클리닉 환자의 40%에 육박한다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치료에 앞서 환자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데이터 없이 결과에 대한 무조건적 낙관으로 치료를 종용하지는 않는지, 혹은 성장 치료의 과정에 육체적 고통이 따르는 등 복잡하고 번거로워 또 다른 스트레스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은지 등에 대해 꼼꼼히 짚어보는 것도 치료 효과 극대화를 위한 지혜로운 방법"이라 조언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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