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전 판매를 중개하는 영업점들에게 연대보증을 강요해 판매대금 미회수 위험을 떠넘겨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8일 공정위는 LG전자가 빌트인 가전제품을 건설사를 상대로 알선·중개하는 영업전문점에게 빌트인 가전제품을 구매한 건설사의 대금지급에 대한 연대보증을 강요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9억원을 부과했다.
LG전자는 2008년 이후 건설경기가 악화되어 판매대금의 미회수 사례가 발생하면서 채권보험에 가입했지만, 빌트인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건설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없는 부분이 발생하자 이를 영업전문점에게 연대보증토록 했다.
즉, 납품액의 80%까지 보험으로 보장받는 납품 건은 나머지 20%를 영업전문점이 연대보증을 지도록 했고,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낮아 보험 보장이 어려운 납품 건은 판매금액 전부를 영업전문점이 보증하도록 했다. LG전자가 5년 반 동안 이런 방식으로 영업전문점에게 씌운 보증 책임이 총 441건, 1302억원에 달했다.
LG전자는 심지어, 자신이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워크아웃 진행중인 건설사, 부도가능성이 높은 건설사 등에 대해서도 영업전문점에게 판매대금 전액에 대해서 연대보증을 서게 하고 거래한 점이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위험을 영업전문점에게 전가하는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을 적발한 것이다"며 "이로써 빌트인 가전제품 납품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관행이 정착되고 중소 영업전문점들의 피해를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