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겨울축제속으로 떠나는 여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17:34


추울수록 더 신나는 게 있다. 겨울축제다. 소한(5일)을 지나 매콤한 겨울 추위가 본격화된 요즘 전국 방방곡곡 산촌마을에서는 흥겨운 겨울잔치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대한민국대표축제로 올라선 강원도 '화천산천어축제'를 비롯해, 강원 평창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겨울축제인 '대관령눈꽃축제', '송어축제'가 한창이다. 서해안으로 눈을 돌리자면 맛나고 싱싱한 겨울 미식거리가 입맛을 부추긴다. 충남 보령 천북 굴 단지에서는 연말 굴 축제를 시작으로 겨울철 굴 시즌을 선포하며 전국의 식도락 기행가들을 맞이하고 있다. 춥다고 움츠러들지만 말고 집밖을 나서보자. 역동적인 일상과 여가거리가 우리 주변에 펼쳐져 있다.
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겨울철 화천읍을 감싸고 도는 북한강 춘천댐은 황홀한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대한민국 대표축제 '2014 화천산천어축제'를 찾아 떠난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겨울철에는 흥겹고 역동적인 여행 테마가 하나 생겨났다. 출범 10여 년 만에 일약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부상한 '화천산천어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화천산천어축제는 삿포로 눈 축제(일본), 하얼빈 빙설제(중국), 윈터카니발(캐나다) 등과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의 반열에 오른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다.

인구 2만 5000명의 작은 도시에서 1월 한 달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매머드 축제'로 성장해, 그야말로 축제의 신화를 일궈낸 셈이다. 2003년 1회부터 22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2006년 4회 부터는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 2012년에는 144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한겨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가 테마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특히 경제 유발효과도 1000억 원에 이를 만큼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산업형 축제의 전형이 되고 있다.


산천어 얼음낚시
올겨울은 이른 추위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서둘렀다. 개막일을 앞당겨 지난 4일부터 오는 26일까지 23일간 축제를 펼치고 있다.

우선 시가지 거리에는 산천어 모형 등 다양한 등(燈)을 내걸어 야간에도 축제의 열기가 고스란히 이어진다. 수많은 산천어 등이 하늘을 밝히는 '선등거리'에서는 오묘한 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피겨스케이트를 탈수 있는 선등거리광장에서는 매일 러시아 아이스발레단의 공연도 펼쳐진다.

또 선등거리 끝자락에는 산천어축제와 함께 세계 4대겨울축제 중 하나인 중국 하얼빈 빙등제 전문가들이 직접 방문해, 한 달여 동안 직접 만든 얼음조각들을 전시한 '투명광장'이 운영돼 겨울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산천어 맨손잡기<사진=화천군청 제공>

이와 함께 올해 축제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스노우펀 파크' 를 확대해 가족단위 내방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총연장 약 100m 길이의 눈썰매장, 축제장 하늘을 가르는 하늘가르기, 얼음축구, 얼음썰매, 아이스 펀파크 등 크고 작은 약 20여 종의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건물 2층 높이에 길이가 약 100m에 이르는 초대형 얼곰이성과 눈조각, 눈사람이 빼꼭히 광장을 채운 스노펀파크 등 다양한 테마가 축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투명광장의 얼음조각<화천군청 제공>
산천어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산천어 낚시. 비록 낚시에 경험이 없어도 어른 팔뚝만한 산천어의 파이팅 넘치는 손맛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싱싱한 산천어를 낚시터에 충분히 공급하기 때문이다. 30cm이상 두껍게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에 구멍을 내고 즐길 수 있는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산천어 루어 낚시터도 함께 운영된다. 차가운 물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산천어 맨손잡기에 도전해 특별한 겨울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이밖에도 8개국 20개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겨울도시 시장회의를 16~18일 열고 잡종 산천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토종 산천어의 종 복원 연구용역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도 실시한다.


정갑철 군수(사진 오른쪽 첫번째) 시상식
정갑철 화천군수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의 겨울잔치마당으로 성장했다"면서 "올겨울 화천을 찾아 2만5000명 화천군민과 3개 사단병사들이 똘똘 뭉쳐 일궈내고 있는 겨울축제의 매력과 낭만을 만끽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행메모>

◇문 의=1688-3005(http://www.narafestival.com), 화천군 관광안내센터(033-440-2575)

◇가는 길=서울춘천고속도로~춘천~화천/ 경춘 국도~의암교차로~403번 지방도~춘천댐~5번국도~화천

◆평창의 겨울축제 2선

송어와 함께 하는 신나는 겨울 여행 '제7회 평창송어축제'


평창송어축제장
국내 송어 양식의 원조는 강원도 평창이다. 여름에도 서늘한 고랭지 청정수가 송어 서식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지난 1965년 국내 최초로 송어 양식을 시작한 이래 송어산지의 대명사격으로 통하고 있는 강원도 평창에서 '제7회 평창송어축제(12월 20일~2월 2일)'가 열리고 있다.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오대천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올겨울 송어축제에서는 2만5000여㎡ 규모의 송어 얼음낚시터에서 송어 얼음낚시, 송어 맨손잡기, 송어 가족낚시 등 송어 관련 이벤트를 비롯해 눈썰매, 얼음썰매, 스케이트, 얼음자전거, 트라이커, 스노래프팅, 봅슬레이, 얼음기차, 범퍼카, 전동바이크 등 다양한 겨울 즐길 거리도 운영되고 있다.

축제의 아이콘인 송어는 강에서 태어나 1~2년 정도 살다가 바다로 내려가 3~4년을 생활한 후 다시 모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회귀성 어족이다. 등 쪽은 짙은 남색, 배 쪽은 은백색, 옆구리에는 작은 암갈색 반점이 있다. 축제장의 송어는 30~40cm 정도의 크기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얼음낚시, 순발력이 필요한 맨손잡기, 바람을 막아주는 텐트가 제공되는 텐트낚시 등을 통해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얼음낚시, 맨손잡기 등을 통해 건져 올린 송어는 축제장 내에서 운영되는 구이터, 회센터 등에서 굽거나 회를 떠서 맛볼 수 있다. 송어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하고, 송어회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육질이 일품이다.

박용만 평창송어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은 "축제 기간 얼음낚시터에 주말 2톤, 평일 1톤 등 모두 80톤(9만6000마리)의 송어를 방류할 계획"이라면서 "개막과 동시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족단위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어 축제 기간에 모두 60만 명가량의 내방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메모>

◇문의=평창송어축제위원회(033-336-4000)

◇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진부IC~ 평창송어축제장

우리나라 최초의 겨울축제 '제22회 대관령눈꽃축제'


대관령눈꽃축제장
국내 최초의 겨울축제인 '대관령눈꽃축제'가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고원전지훈련장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199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겨울축제인 '제22회 대관령눈꽃축제'는 축제의 품격을 높여 올림픽의 핵심 콘텐츠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취지를 지녔다. 이에 따라 국보1호인 남대문을 조각해 무대로 활용하는 한편, 자유의 여신상,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프랑스의 개선문, 슈렉과 피오나공주, 아이언맨 등의 다양한 눈 조각을 선보이고 있다.

올림픽 존에서는 올림픽 엠블럼과 올림픽 종목을 대형 부조로 접할 수 있다. 특히 2014 갑오년 말(馬)의 해를 맞아 축제장 중심에는 20m×8m 크기의 초대형 날개 달린 말을 조각해 핵심 포토 존으로 활용 중이다.


대관령눈꽃축제장 말썰매
오는 12일 오전 10시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진행되는 알몸마라톤대회에는 황영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마라토너들이 참가해 관광객들과 함께 달리는 이벤트로 펼쳐진다. 5km, 10km 코스가 있으며, 전국마라톤협회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여행메모>

◇문의=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033-335-3995 /www.snowfestival.net)

◇가는 길=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346 (영동고속도로 횡계 IC~3분 거리)

◆겨울철 서해안 최고의 미식거리 '보령 천북 굴 미식기행'


천북 굴채취
겨울여행 테마로는 미식기행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중 겨울바다의 낭만을 맛볼 수 있는 서해안에서는 '굴'이 으뜸이다.

지난 연말(12월 21일) 서해안의 대표 굴 생산지인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굴 단지에서는 천북굴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상원) 주최로 '제12회 보령 천북 굴 축제'가 시작됐다. 올겨울 굴 시즌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이벤트로, 오는 4월까지 미식가들의 발길을 유혹하게 된다.

천북 굴은 천수만의 풍부한 영양소를 먹고 자라 맛과 영양이 뛰어나 예로부터 미식가들 사이 명품 굴로 통했다. 통영의 수하식과는 달리 뻘에 펼쳐진 굴 밭에서 자연산굴을 캐낸 것이다.

천북굴은 예로부터 뻘에 소나무 기둥을 박아서 굴을 양식한 '송지식' 방식으로 생산했다. 이후 소나무 기둥이 썩어 없어지면서 얕은 갯벌에 굴들이 자연스레 자랐고, 먹이도, 관리도 필요가 없어 말 그대로 자연산 굴로 성장한다.


굴구이
통영 산이 씨알이 굵고 아이보리빛갈인데 반해 이곳의 굴은 크기가 작고 때깔이 노랗다. 썰물에는 바닷물 밖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알이 잘고 색깔도 진한 편이다.

천북 굴 단지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수도권에서 두어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어 이른바 접근성이 좋다. 때문에 대표적 겨울 여행지로도 통한다.

장은리 포구에는 70~80여 곳의 굴 전문 식당이 성업 중이다.

연탄불, 가스 불 위에 오른 석화가 '톡톡' 소리를 내며 입을 벌릴 때 육즙이 약간 배어 있는 굴 구이가 가장 맛나다. 매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입안에 넣으면 서해의 겨울 바다를 통째로 맛보는 듯하다. 싱싱한 굴을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넣은 뒤 잘게 썬 파와 마늘, 배와 고춧가루, 식초, 깨소금을 넣어 먹는 굴물회도 별미다. 굴밥, 굴라면 등 산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소박한 별미거리가 흡족한 겨울 여정을 담보해준다.

장은리 포구의 노을도 일품이다. 하늘이 온통 와인 빛깔로 물드는 서해 해넘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주변 연계관광지도 쏠쏠하다. 겨울 새조개로 유명한 홍성 남당포구가 지척이고, 무학대사가 창건한 간월암은 최고의 낙조 포인트로 꼽힌다. 또 서해안고속도로 광천 나들목에서 천북 장은리 가는 길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홍성군 결성면 만해로)가 있다. 만해 생가에서 10분 거리에는 청산리 전투의 영웅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홍성군 갈산면 행산리)도 있다.

여행메모

◇문의=천북굴축제추진위원회(041-641-9031), 천북면사무소(041-641-8816),

보령시청 관광포털사이트(http://ubtour.go.kr/index.jsp>)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광천 IC~천북 장은리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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