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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연장에 해외사업 부진...롯데의 위기?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4-01-02 14:29


최근 롯데그룹은 내우외환이다.

CJ그룹과 효성그룹에 이어 대기업 사정의 다음 타깃이 롯데라는 얘기가 수개월전부터 나돈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58)이 야심차게 추진한 해외사업은 부진하다. 또한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59)과 신동빈 회장이 잇딴 계열사 지분 매입으로 경영 주도권을 두고 형제간 경쟁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자아낸다.

▲사정당국의 다음 타깃은 롯데?

롯데는 CJ그룹의 검찰 조사와 이재현 회장 구속 이후 효성과 함께 사정 대상 기업으로 줄기차게 거론됐다. 최근 정부당국의 롯데에 대한 압박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우선 국세청 세무조사가 연장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11월 13일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를 80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시 롯데쇼핑에 대해 120일간 세무조사를 해왔던 국세청이 자료가 방대하다는 이유로 무려 80일을 더 연장한 것이다.

이에대해 롯데쇼핑 측은 "사업이 다양하고 조사할 자료가 많아 연장한 것일 뿐이다. 정기 세무조사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롯데쇼핑은 31개의 백화점과 100여개의 대형마트. 500개에 달하는 슈퍼마켓, 여기에 90개의 영화관까지 거느린 롯데그룹의 최대 계열사다.

롯데쇼핑은 그간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높은 판매수수료,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여러차례 경고를 받아온 상황.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던진 박근혜 정부와는 여러가지 안건에서 대립각이다.


여기에 지난 정부때 롯데가 잠실월드타워 사업 허가를 받는 등 혜택을 받았다는 얘기도 부담으로 작용된다.

▲해외사업의 부진

신동빈 회장이 2011년 취임후 롯데그룹 산하 계열사들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싱가포르 등에 앞다퉈 진출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실적을 내는 해외 사업장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통부문은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롯데는 2008년 중국 유통업체인 인타이와 5대 5 지분 비율로 합작회사인 인타이롯데백화점을 설립했지만 최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5년간 누적적자가 13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260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또한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중국에서만 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 역시 중국 법인 4곳에서 72억원의 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한 후 173억원의 손해를 봤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한 베트남 등지에서는 비교적 매출이 좋은 편"이라며 "진출한 지 얼마되지 않은 곳이 많다보니 성공 여부는 좀 더 시간이 더 지난 후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신 회장이 해외 시장의 공격적 투자를 통해 밝힌 '2018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과 '매출액 20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형제간 경영권 경쟁?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91)의 아들들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이 차기 후계자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매달 롯데제과 주식 600여주 정도를 꾸준히 사들여 현재 지분율이 3.65%까지 늘어났다.

신 부회장의 경우 지난 2003년 이후 한국의 롯데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경쟁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도 지난해 6월 말 롯데제과 주식 6500주를 사들이면서 현재 지분율을 5.34%까지 늘린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9월 롯데손해보험 주식을 사들여 100만주를 확보했다. 신 회장이 이번 주식 매입 이전 갖고 있던 롯데손해보험 주식은 전무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의 지분율도 늘렸다.

이들 형제는 롯데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 보유율이 13% 수준으로 엇비슷하다.

이에따라 업계 안팎에선 두 형제의 지분 매입 경쟁은 사실상 롯데쇼핑에 대한 지배력 강화 작업의 일환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 등이 상호 연계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즉, 이들 형제가 롯데제과·롯데칠성 등의 지분을 매입하면 자연스럽게 롯데쇼핑에 대한 지분확보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두 형제의 지분 매입이 그룹 내부 주도권 경쟁이라 보기에 너무 소규모라는 지적도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부 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개인적인 단순 투자일 뿐이고, 신동빈 회장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지분율을 늘린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신 회장의 경우 지난 1월 미도파를 합병하면서 발생한 롯데제과, 롯데칠성과의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는 내수 침체와 불확실한 해외 경제 상황으로 모두에게 쉽지 않았던 한해였다.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며 "올해는 과감한 혁신과 현장중심 경영으로 기존사업의 내실화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 및 지역상권과 동반성장하려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임직원 개개인이 겸허한 마음과 열린 자세로 외부의 소리를 수용하는 유연성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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