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아직 5월 하순임에도 한낮에는 시원한 바다가 그리워질 정도다. 하지만 본격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즈음 경남 남해를 찾으면 청량음료처럼 짜릿한 여정을 즐길 수가 있다. 요트-카약 등 근사하고 신나는 해양레포츠에 제철을 맞은 싱싱한 멸치회와 멸치쌈밥까지 맛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거기에 남해는 빼어난 경관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까지 갖추고 있으니 발품이 아깝지 않을 초여름 기행을 꾸릴 수 있다.
남해=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신나는 해양레포츠
근사한 요트체험
하얀 돛을 펴고 푸른 물살을 가르는 요트 체험은 생각만으로도 근사하다. 남해군을 찾으면 누구나 지닐 법한 요트에 대한 로망을 쉽게 해소할 수가 있다. 남해군 삼동면 물건항에 자리한 남해군 요트학교는 멀게만 느껴지는 요트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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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요트를 배워보려거든 '딩기요트'(Dinghy Yacht) 교육을 받으면 된다. 스윔슈트와 구명조끼, 슈즈 등을 갖춰 입은 후 기본적인 테이킹 동작을 배운다. 바람을 거스르며 전진할 수 있는 기술인데, 요트의 양쪽에 번갈아 앉으며 돛의 방향을 바꾸면 된다. 그러자면 요트는 자연스럽게 지그재그, 앞으로 나아간다. 두 시간 정도 배우면 초보자들도 살짝 익숙해진다. 이 단계를 지나면 어느 정도 물살을 가를 수 있다. 3시간 체험(1시간 교육, 실제 체험 2시간) 3만원(1인). 1박2일 프로그램 13만2000원(1인). 남해군 요트학교(055-867-2977)
흥미 만점 '카약'
남해의 또 다른 인기 해양레포츠로는 카약을 꼽을 수 있다. 남해 사촌해수욕장에서는 바다 카약을 즐길 수 있다. 카약은 노를 한 쪽 방향으로만 저을 수 있는 카누에 비해 양방향 패들을 사용해 균형을 잡기 편한데다 배의 길이도 길고 폭이 좁아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카약은 요트보다 더 배우기 쉽다. 30분~1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아이들도 쉽게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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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미식기행
남해의 밥도둑 '멸치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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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요트학교옆 피자집 '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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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둘러볼 곳
해안 드라이브
남해군은 빼어난 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두 개의 국도와 하나의 지방도가 바닷가를 따라가며 '8'자형을 이뤄 도중에 끊기거나 겹치지 않는 순환도로로 섬 전체를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연강만 서쪽, 남면의 동남해안을 도는 두곡~홍현~가천 다랭이마을~선구리 코스와 삼동면 지족~동남쪽 해안 따라 물건리~대지포~항도~초전~미조항에 이르는 해안 드라이브코스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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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
남해의 대표 여행지로는 금산 보리암을 꼽을 만하다.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기도도량으로 알려진 곳이다. 암봉으로 이뤄진 금산의 9부 능선에 위치해 있는데, 보리암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시원스런 경치가 가히 절경이다. 금산의 원래 이름은 보광산이었다. 헌데 이성계가 이 산에 와서 기도를 한 뒤 왕위에 오르자,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산 이름을 '금산(錦山)'으로 바꿨다는 전설이 따른다.
다랭이마을
남해의 남면 가장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다랭이마을은 108계단의 다랭이 논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산비탈을 따라 680여 개의 논배미들이 이어진다. 경사지에서 벼농사를 짓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만든 것이 다랭이 논의 유래다. 밭 갈던 소도 한눈을 팔면 가파른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규모가 작다.
독일마을
물건방조어부림 뒤편 산중턱에는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였던 독일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독일인을 위한 마을이 아니라 1960년대 광산노동자와 간호사로 독일에 파견됐던 동포들이 고국에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귀향촌'이다.
교포들이 직접 독일의 자재를 들여와 전통 독일식으로 집을 짓고 꾸몄다. 실제로 교포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관광객을 위한 민박도 운영하고 있다. 남해군은 독일마을의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마을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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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경부-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진주 IC~사천 방면 남해고속도로~사천IC~3번국도 따라 삼천포~삼천포-창선대교~창선교(지족 죽방렴) 건너 좌회전~77번 해안도로~미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