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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사증후군, 10년새 두 배 가량 증가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2-19 11:51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 수 교수.



최근 10년 사이에 한국 청소년에게서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청소년의 경우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와 미국 테네시대학의 리구오리(Liguori)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라 최근 10년 사이에 한국과 미국의 12~19세 청소년층에 대한 대사증후군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다.

연구진은 1988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에서 시행된 세 차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와 1998년, 2001년, 2005년, 2007년 시행된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Korean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 청소년의 경우 1988년~1994년에는 7.3%였던 대사증후군이 2003~2006년 조사에서는 6.5%로 11% 정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1998년 4.0%였지만 2007년에는 7.8%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청소년층에서 매년 0.4%씩 대사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다. 매년 2만2000여명의 청소년이 새롭게 대사증후군에 걸리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미국 청소년보다 더 어린 나이에 성인병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과거에는 X증후군 또는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으로 불렸다. 복부비만, 혈당 상승, 중성지방 상승, 좋은 콜레스테롤 저하, 혈압 상승 중 세 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대사증후군에 해당된다.

청소년기에 대사증후군에 해당되면 젊은 나이에도 당뇨병, 고지혈증 및 심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치명적인 합병증이 동반돼 장기간 치료 및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항목 중 중성지방이 높은 청소년이 1998년 25.0%에서 2007년 31.2%로 증가했다. 또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청소년은 1998년 13.3%에서 2007년 23.8%로 늘어났다. 또 복부 비만에 해당하는 청소년이 1998년 9.5%에서 2007년 12.4%로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청소년기의 운동 부족과 과도한 영양 섭취가 대사증후군의 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에게서 대사증후군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은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방과 후 과도한 학업 생활, 인터넷·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인한 신체 활동량의 감소에 있다"며 "서구화된 식사패턴과 신체 활동의 감소가 교정되지 않는 한 청소년 대사증후군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증가를 보일 것이며, 이는 전체 의료 비용 증가와 함께 공중보건 및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청소년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소아과학회지(pediatrics) 2013년 1월호에 게재됐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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