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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의 시대다. 디지로그는 첨단 IT기기를 대변하는 디지털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결합된 합성어다. 기계적이며 차갑고 비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IT 기기들에 질린 20~30대 '디지털 노마드 족' (Digital Nomad)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디지로그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적 추세다.
삼성전자는 풍부한 사운드를 통해 음악 본연의 감성과 생동감있는 음색을 듣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 프리미엄 무선 도킹 오디오 'DA-E750'을 출시했다.
삼성 무선 도킹오디오 'DA-E750'은 2.1 채널 스피커와 함께 두 개의 기존 진공관과 디지털앰프를 결합한 진공관 앰프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을 따뜻한 울림으로 채워주는 진공관 앰프 특유의 풍부하고 따뜻한 음질을 구사하고, 강력한 내장 서브우퍼를 통해 드라마틱한 청취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등과 호환되는 듀얼 도킹 시스템을 채택. 사용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손정환 삼성전자 전무는 "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IT 업계를 중심으로 편리함에 따뜻함을 더한 디지로그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라며 "삼성 무선 도킹오디오 'DA-E750'와 같이 최근 출시된 디지로그 제품들은 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제품 곳곳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전했다.
디지로그 시대로 변하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볼펜과 형광펜을 색깔별로 가지고 다니면서 노트필기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반가운 제품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10.1이다.
최근 노트북, 태블릿 PC 등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노트필기 대신 키보드로 입력하는 일이 잦아졌지만, 부드러운 종이에 매끄럽게 굴러가는 필기감에 목말라 하는 이들도 많다.
삼성 갤럭시 노트 10.1의 S펜은 6.5mm 펜 굵기로 실제 펜에 가까운 그립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누르는 강도에 따라 다양한 굵기와 진하기가 가능해 손글씨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아날로그적 필기감을 전달하는 고무 펜촉과 부드럽고 섬세한 표현이 용이한 플라스틱 펜촉을 교체하여 사용 가능하다.
멀티스크린 기능이 가능해, 필기하는 중간에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으며, 회의내용과 같이 필요한 내용을 녹음하는 것도 가능하다.
법정스님은 '오보일기(五步一記)', 다섯 걸음 걷다가 한 번 적었다고 할 정도로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적었다. 그렇게 모아둔 메모를 모아 만들어진 책이 '무소유' 였다. 영화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 역시 소문난 메모광이다. 모든 사람들이 3일에 한 번은 명대사를 뱉으면서 산다고 말하는 그는, 사람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메모하여 좋은 대사로 개발한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그의 영화 '도둑들'은 기발한, 문어체와 구어체가 묘하게 섞여 있는 대사들로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메모는 사람의 기억을 대체하고, 아이디어를 끌어모으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메모에는 한계가 있다. 열심히 적어놓은 종이를 잃어버리거나, 자신이 적어놓은 메모의 글씨가 이상해 내용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라이브 스크라이브의 '에코 스마트 펜'은 아날로그 성격이 강한 메모를 디지털 기기로 옮겨 놓은 모바일 디바이스다. 에코 스마트 펜을 이용해 전용노트에 평소 메모하듯 적기만 하면 자신이 필기한 내용 그대로 이메일, 아이패드, PC 등 다양한 경로로 전송할 수 있다. 음성녹음도 지원해, 회의나 강의내용을 그대로 녹음이 가능하다.
'디지로그' 제품만을 모은 체험관도 생겨났다. IT디바이스 및 관련 액세서리 전문 온?오프라인 매장인 라츠는 '디지로그' 제품들을 모은 '디지로그 체험관'을 서울 종로에 오픈하기도 했다.
디지로그 체험관에서는 아이폰에 조이스틱을 부착해 잭팟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조이스틱 및 아이폰 핀볼 게임기, 클래식한 디자인의 초소형 디지털카메라, 나무로 제작된 미니 MP3 등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디지로그 제품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