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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이 부처 산하에는 'GKL(Grand Korea Leisure)'이라는 공기업이 있다.
GKL의 콤프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룸살롱 문화'를 홍보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GKL은 외국인 VIP들 고객들에겐 콤프의 적립된 금액만큼 국내에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특정 장소에서 콤프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면 GKL의 마케터가 동행해 결제해 주거나, 사후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GKL은 법인카드를 사용한다. 가령 어떤 외국인 VIP 고객이 국내의 유명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뒤 콤프를 이용하겠다고 하면 대신 결제해 주는 것이다.
유승희 의원실 관계자는 "대부분 서울 강남의 룸살롱에서 법인카드가 쓰여졌다. 9월까지 340회에 걸쳐 룸살롱에서 결제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른 바 강남의 '풀살롱'에서도 법인카드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풀살롱은 성매매도 알선하는 유흥주점이다.
유의원실 관계자는 "법인카드가 쓰여진 곳에서 성매매가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KL 관계자는 "외국의 VIP 고객이 간 것일뿐 GKL 직원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시말해 외국인 VIP 고객이 '풀살롱'을 이용했다면 대신 결제를 해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문제삼은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국가 공기업이 외국인에게 한국의 성매매 의심지역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유의원실 관계자는 "GKL이 VIP 고객들에게 숙박을 알선한다거나 유명 한식당을 소개한다든지 건전하게 영업을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대내외적으로 관광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에서 룸살롱까지 간접 영업망으로 삼고있다니 일반 국민들로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GKL은 또한 올해 법인카드로 명품매장에서 구찌와 루이뷔통 구입비 등으로 1억3000만원을 지출했다. 이것 또한 외국인 고객 관리용이다.
유의원실 관계자는 "공기업에서 외국명품을 구입하는데도 결제를 해줘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국민들의 정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얼마든지 외국인 VIP 고객들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GKL의 자체적인 '통큰 씀씀이'도 도덕적 해이 논란을 낳고 있다.
유의원실에 따르면 GKL은 지난해 사내 등반대회와 체육대회를 개최하면서 직원들의 배낭 구입비 등으로 5억여원을 지출했다.
올해 임직원들을 위한 선물 및 상품 구매 비용에도 9억2500만원을 썼다. 직원들이 생일을 맞을 경우 1인당 20만~25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했다고 유의원실은 전했다. 일반 사기업들도 하기 어려운 이벤트일 것이다.
GKL은 지난해 8월 '카지노 문외한'인 류화선 사장 부임 당시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류 사장은 파주시장 출신으로 선임과정에서 공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GKL측은 이번 유승의 의원의 국감자료와 관련, "앞으로 개선할 점이 있다면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VIP 고객들의 룸살롱 접대를 지금 당장 그만두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