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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 롯데쇼핑-현대백화점,정부 상대 무분별한 소송 눈살

기사입력 2011-10-21 11:12 | 최종수정 2011-10-23 15:04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일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소송남발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결정 불복 상고심에서 '공정위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8년 12월 납품업체의 경쟁백화점에 대한 매출정보를 취득해 해당 업체에게 자사 백화점에서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도록 한 불공정 거래를 하다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과징금 액수는 롯데쇼핑이 7억2800만원, 현대백화점이 3억2000만원.

이같은 결정에 두 회사는 1차로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나란히 패소한 바 있다. 고법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공정위가 잘못 판단했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연거푸 쓴 잔을 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한 셈이 됐다. 자신들의 잘못에 반성은커녕 소송으로 정부기관에 맞서려는 일부 대기업들의 그릇된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정부기관은 대기업들의 소송만능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인적, 물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의 불공정 행위는 이렇다.

두 회사는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자사에 입점한 납품업체로부터 경쟁백화점의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전자문서교환) 정보통신망에 접속하는 아이디(ID) 및 패스워드(PW)를 제공받아 경쟁백화점에 매출정보를 취득했다. 그 후 매출대비율(자사 대비 경쟁사의 매출비중)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강요했다.ㅏ.

특히 매출대비율이 부진한 납품업체에게는 할인행사를 진행하도록 하거나 경쟁 백화점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롯데쇼핑은 납품업체가 경쟁백화점으로 입점하는 것을 방해하는 방법으로 사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납품업체들은 보통 백화점 입점을 통해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고 품질을 인정받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설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백화점과 거래가 단절되는 경우, 인테리어 비용 등 투자비용의 회수가 곤란할 뿐만 아니라 대체거래처 확보가 용이하지 않기에 대형백화점은 납품업체에 대하여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납품업체들이 입점 백화점에 경쟁백화점의 EDI시스템 접속권한을 제공하였다하더라도 이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입점 백화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공정위의 판단.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다른 백화점에 대한 매출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이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 취득한 매출정보를 바탕으로 매출대비율이 부진한 납품업체에 할인행사를 진행하게 하는 등 매출대비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관리한 행위는 납품업체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한함으로써 경영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한 것이다.

백화점업계는 독과점화가 심화된 시장으로 백화점과 입점업체간 거래행태가 정상적인 시장논리가 아닌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과정에서 이같은 경영간섭 행위가 발생했다고 공정위는 평가했다. 중소 입점업체는 백화점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에 직면해도 거래상 지위의 열위로 인하여 거래단절 등의 불이익을 당할까봐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공정위는 "이번 판결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납품업체의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를 위법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적법하였다는 것을 확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현대백화점은 역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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