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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 성급한 판단이 화 불렀다!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1-10-06 08:57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이 최근 이 회사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외환은행 인수를 너무 서둘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유 회장이 너무 성급하게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금융지주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68)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승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건이 꼬일 대로 꼬이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앞날도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4월4일 4만9700원의 연중 최고가를 찍고난 뒤 유럽발 위기 등으로 최근에는 3만원대 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는 상태. 하나금융지주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지난 2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3119만8170주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면서 주주가치가 희석된 것에도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 가능성 높아

6일 열리는 서울고등법원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관한 최종 결심공판에서 론스타는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3월 대법원이 론스타의 주가조작을 인정해 파기환송시킨 사건이기 때문.

론스타가 유죄판결을 받고 상고를 포기할 경우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론스타에게 외환은행 지분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론스타는 현재 51%의 외환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론스타는 그동안 인수협상을 해온 하나금융지주에게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금융계 일각에선 론스타로 하여금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지 말고 시장에서 공개매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는 상황. 론스타의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징벌적 성격의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론스타의 유죄 확정 시 하나금융지주로의 외환은행 매각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확정 판결이 나면 법률적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법원의 재판 후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을 매입하더라고 문제는 또 남는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맺은 매매계약이 현재의 외환은행 주가를 감안하면 너무 높다는 점이다. 당시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맺은 인수계약금은 외환은행 1주당 1만3390원씩을 상정해 총 4조4059억원이다. 그 때 외환은행 주가는 1만2250원이었고 하나금융지주는 1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금액을 정한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2조원 국부유출 논란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주가는 700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매매계약 체결 당시에 비해 외환은행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가 당초 매매계약대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100%에 가까운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셈이 돼 국부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약 2조원을 론스타에 더 주게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선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론스타가 쉽게 인수금액을 양보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재협상에 나서더라도 인수금액을 대폭 낮추기는 힘들 전망이다.

만약 현재와 같이 론스타가 코너에 몰려있는 시점에 국내 금융기관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섰다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인수금액을 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11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이를 너무 가볍게 보고 인수협상 계약에 나서는 바람에 하나금융지주의 입장이 궁색해졌다며 하나금융지주 투자자들은 김승유 회장을 질타하고 있다. 김승유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에만 집착해 미숙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주장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와의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M&A를 할 때는 주가보다는 내재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현 주가를 감안해 재협상의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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