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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 성조숙증은 어떻게 진단할까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8-26 23:46


요즘 아이들을 보면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체형을 갖고 있다. 그만큼 성숙도가 빠르다. 서구화된 식습관, 소아비만, 과도한 성적인 자극 노출 등이 원인이다.

이렇게 지나치게 빠른 나이에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성숙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여자아이는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면,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면 성조숙증 징후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발달에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에 징후가 보인다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성조숙증 징후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여자아이들은 가슴이 유난히 발달하거나 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고환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고환크기를 수시로 측정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징후를 확인하기 간단치 않았다. 그러다보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진료 받는 나이가 여자아이는 5~9세가 72.1%로 가장 많은 반면, 남자아이는 10~14세가 68.8%로 진료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 뼈 나이를 통해서도 성조숙증을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남자아이 성조숙증 진단이 보다 쉬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아이 사춘기 시작연령 10~11세 - 고환부피 4㎖

의학적으로 남자아이의 고환부피가 4㎖이면 사춘기가 시작된 걸로 보고 있다. 사춘기 전에는 4㎖ 미만이었다가 사춘기 동안 12㎖까지 증가한다. 우리나라 남자아이들은 10~11세 경이면 고환부피가 4㎖가 되면서 사춘기가 시작된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지 15권에 게재된 한림대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의 '한국 남아의 연령별 고환용적' 논문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병원에 내원한 3~17세 남자아이 3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환의 부피는 10.0~10.9세 때 우측고환과 좌측고환이 각각 3.65㎖, 3.55㎖ 이었고, 11.0~11.9세 때는 6.17㎖, 6.13㎖이었다. 10세에서 11세 사이면 사춘기가 시작되는 지표로 여겨지는 '고환부피 4㎖ 전후'에 이르는 것이다.

'실제나이에 따른 고환부피증가 = 뼈 나이에 따른 고환부피증가'

일반적으로 뼈 나이는 생리적인 성숙의 척도가 돼왔다.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등을 뼈 나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양 승 교수의 이번 논문은 뼈 나이가 이러한 생리적 성숙의 척도 뿐만 아니라 사춘기 시작을 예측하는 한 지표가 될 수도 있음을 의학적으로 보여줬다.


논문에서 양 승 교수는 실제나이에 따른 고환부피 증가 정도와 뼈 나이에 따른 고환부피 증가 정도를 비교한 결과 두 군 모두 10~11세에 고환부피 4㎖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뼈 나이는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손, 골반, 무릎관절 등을 촬영해 뼈 나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왼쪽 손을 많이 촬영해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 비해 2년 정도 사춘기가 빨리 오며,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의 뼈 나이도 비슷하게 빠르다고 보면 된다.

양 승 교수는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을수록 성조숙증 위험이 높음을 의미한다"며 "초등학교 입학 전 후에 성조숙증 뿐만 아니라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를 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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