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짖는 70대노인 폭행치사 중학생 소년부 송치
기사입력 2000-11-28 23:10
지하철 내 경로석에 앉아있던 자신을 꾸짖는다는 이유로 70대 노인을 뒤따라가 계단에서 밀어 숨지게한 중학생이 숨진 노인의 유가족들의 탄원으로 선처를 받게 됐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21부(재판장 장해창 부장판사)는 28일 염모씨(77)를 발로 차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구속기소돼 장기 5년， 단기 3년의 징역형이 구형된 이모군(15)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소년부 송치결정을 내렸다.
형사 미성년자가 아니어서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데다 피해자가 숨진 폭행치사 사건에서 소년부 송치 결정이 내려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소년부에 송치될 경우 판사의 결정에 따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지거나 소년원으로 보내지는 등의 처분을 받게 되지만 전과는 남지 않는다.
이같은 결정이 나온 것은 숨진 염씨의 아들이 유족 대표로 법정에 나와 "학생을 직접 만나봤지만 원래 나쁜 학생이라서가 아니라 '욱'하는 마음에 범행을 저지른 것같다"고 증언한데 이어 재판부에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기 때문.
유족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이군의 가족이 전세금을 빼내 어렵게 마련한 합의금을 전달한데다 이군이 재학중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이없고， 숨진 염씨의 아들이 현직 고교 교사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