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자기소개서 "튀지 말고 의젓하게.."
기사입력 2000-11-26 10:30
튀지 않고， 의젓하게-.
불경기 속의 취업철. 이력서를 수십장씩 써내도 오라는데가 없다.
이런 우울한 분위기 탓인지 응시생들의 자기소개서와 면접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예년만 해도 응시생들은 튀는 자기소개서와 발랄한 면접태도가 '정답'인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올시다'다. '튀지 않고 점잖게'가 '정답'이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말에 따르면 우선 응시생들의 면접태도가 예년에 비해 한참 달라졌다.
예전에는 개성을 강조하고 발랄한 면모를 보여주려는 응시생들이 많았다. 자신이 신세대임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강조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이 '과업수행을 어떤 역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이뤄내는 성실한 사람'임을 내세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인터넷 취업정보 사이트를 운영중인 캐리어써포트(www.scout.co.kr)가 삼성SDS， 듀폰 등 국내 1230개 기업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은 이런 인재를 원한다'라는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 선발시 '업무에 적합한 사람'(52%)을 가장 우선시 했고， '인성과 성실성'(29%)， '조직과의 융화'(21%) 등을 들었다.
'개성' '감각' 등은 면접 키워드 목록에서 사라졌다.
면접 메이크업과 복장 등도 복고풍으로 돌아섰다. 지난주 이틀에 걸쳐 신입사원 면접을 본 L사의 김모 인사담당부장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탓인지 지난해까지만 해도 튀는 복장에 머리염색을 한 지원자들이 적지 않았으나 올해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복고풍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신원 씨 박란실 디자인실장은 "특히 여성의 경우 단정한 복고풍 의상이 무난하다"고 충고한다.
자기소개서도 모양이 많이 바뀌었다.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를 '재기발랄' 대신 '성실성' '책임감' '정직성' '인간성' 등의 말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