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강은 짧고 부상은 길다"
기사입력 2000-11-24 10:20
스키 시즌이 시작됐다.
스키하면 은빛 설원에서 활강하는 즐거움만을 생각하고 빠른 속도로 경사지역을 하강하는 것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넘어져 큰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격렬한 운동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실제 최근 스키 인구의 대중화와 함께 스키로 인한 부상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한스포츠과학회지에 실린 통계자료에 따르면 스키를 타다 가장 흔하게 다치는 부위는 머리부분과 얼굴， 무릎， 종아리 부위， 빗장뼈 및 어깨 등의 순이었다.
스키로 인한 손상 환자 중 남자는 44.6%， 여자 55.4%였으며 연령대별로는 스키를 많이 즐기는 20대와 30대가 각각 45.1%， 28.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스키를 무리하게 타서 근력에 피로가 오면 평형능력을 유지하는데 이상이 생겨 넘어지거나 다치기 쉽다.
따라서 스키를 제대로 즐기려면 평상시 근력을 키워 피로를 줄이고 플레이트가 손등을 스쳐도 다치지 않게 튼튼한 장갑과 자외선을 막을 수 있는 보안경 등 보호장구를 잘 갖춰야 한다.
서울 을지병원에 따르면 스키를 타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병원을 찾은 20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1년 이하의 스키 경력자가 10명(50%)으로 초보자의 손상이 가장 많았으며 이중 4명은 고급코스에서， 5명은 중급코스에서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18명(90%)의 환자가 고급과 중급 코스에서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환자 가운데 손상 당시 바인더가 분리되지 않은 경우가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인대 손상이 바인더의 분리 정도와 상관관계가 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을지병원 정형외과 최남홍 교수는 "장비를 선택할 때에는 플레이트는 키와 실력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며 "특히 바인더는 넘어졌을 때 플레이트와 잘 분리될 수 있도록 장력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