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졸예정자 취업난 심각
기사입력 2000-11-22 10:10
Y대학 4학년 A군(27)이 지난 3개월동안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회사는 30여곳. 그러나 최종 합격 통지는 한 군데서도 받지 못했다. 아직 최종발표가 나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면접에서 떨어졌고， 아예 서류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자신의 취업전선은 쾌청하리라 기대했던 A군에겐 당황스런 일이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A군은 여러차례 입사시험에 무난히 통과했다. 3월달엔 모대기업의 상반기 특차시험에 합격됐고， 여름방학 땐 한 벤처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가 한달동안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후 더 나은 직장을 찾아 두 회사를 떠나버렸는데， 하반기의 입사시험에선 낙방만 거듭하고 있다.
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전체 졸업 예상 인원은 21만여명. 하지만 30대 대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1만여명 정도밖에 이르지 못한다.
올해 대졸 예정자 중 30대 대기업 취업률은 현재 5∼6% 수준. 올해 취업률은 현재 서울대가 40% 선이며， 서울 주요대학은 30%， 지방대는 10∼20% 수준이다.
또 IMF이후 취업시장을 달구던 벤처업계 역시 국가경제의 경색으로 침체돼있다. 이맘 때면 캠퍼스 곳곳에 가득하던 취업설명회 플래카드들도 올해는 허전하게 사라져 취업난을 여지없이 반영하고 있다.
취업난의 또다른 폐단으로 지적되는 것은 학생들의 자신감 상실. 각 대학 취업정보과와 학생상담실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A씨의 경우 "자꾸 떨어지다보니까 내가 이렇게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에 스스로 초라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일단 아무데나 붙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며 자괴감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