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족집게 과외 기승 - 한달 500만원
기사입력 2000-11-20 10:30
대입 논술고사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 사이에 논술 비상이 걸렸다.
이번 수능시험이 너무 쉬워 고득점자가 속출， 대입당락에 논술의 비중이 커지자 고액 논술과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차 모집이 아닌 정시 모집의 경우， 서울대 연대 고대 서강대 이대 한양대 중앙대 등 서울의 주요 종합대학은 대부분 논술을 치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비상체제다.
더구나 이번 수능에서 동점이 많아 0.001점차도 당락을 결정할수 있는 만큼， 2∼3점 이상의 점수차를 낼 수 있는 논술에 수험생들이 마지막 안간힘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원마다 논술과목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물론， 서울 강남에서는 한달에 500만원대의 논술 개인과외까지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상황.
학원의 논술 강의료도 주 3회 3시간씩 30만∼50만원 사이다.
하지만 이는 한반에 50∼60명이 함께 배우는 경우다. 따라서 1∼2명이 논술 지도를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개인지도의 경우， 대학원생들도 1인당 50만∼100만원대의 수업료를 받기도 한다.
전문 강사의 경우엔 '붙고 보자'는 일부 수험생 부모들에 의해 몸값이 상승， 1대 1 논술지도를 전제로 500만원을 웃도는 거래가 비밀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논술과외 8년차 A씨(35ㆍ서울 잠실)는 "서울 강남지역 부유층에서는 500만원까지도 부른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논설 '족집게'로 통하는 B씨의 경우 1대1 500만원 팀을 5개 하면서 250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재수생 자녀를 둔 주부 김모씨(45ㆍ서울 반포동)는 "아이가 재수까지 하면서 특차지원을 준비했는데， 시험이 너무 쉬워 특차를 포기하고 정시를 준비중이다"면서 "삼수시킬수는 없어 모아둔 여유자금으로 눈 딱 감고 논술 과외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C학원의 한 논술 강사는 "500만원， 1000만원대의 과외가 있을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평소 글 한장 안쓰던 학생들이 갑자기 논술을 치른다는 데 대해 거의 공포심을 갖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성학원 변창수강사는 "'논술'이 결국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나가는 글인만큼， 차분히 우리 사회를 살면서 겪는 기본 테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준거를 찾아 논리를 전개하는 훈련을 쌓는다면 고액 과외는 필요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화순 기자 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