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양화단의 대부 운보 김기창화백(88ㆍ사진)이 막내동생 기만씨(71)와 분단 50년만의 만남을 코앞에 두고 병세 악화로 입원，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북한에서 공훈화가로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는 동생 기만씨가 남한 방문단에 포함돼 발표된 것은 18일. 하지만 운보는 그 하루전인 17일 지병인 패혈증과 고혈압， 다리 부종 등 병세가 나빠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해 가족들과 지인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지난 10월 동생 기만씨의 남한 방문을 미리 알았던 운보는 병석에서도 수화와 필담을 통해 동생을 그리며 기만씨의 작품 '홍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등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들 김완씨(52)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북에 있는 작은 아버님을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는데…"라며 "작은 아버님이 남쪽에 오셔도 개별상봉 때 직접 병원을 찾지 않으면 만나시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화순 기자 m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