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e-메일 보내기',중증장애아들에 따뜻한 클릭을
기사입력 2000-11-17 11:30
천상에서 떨어져 버림받은 천사가 있다면 이럴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 위치한 '은혜의 집'의 중증장애아 60여명은 이런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해맑은 미소. 하지만 두팔 두다리도 움직일수 없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는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책벌레에 중학교 검정고시 6과목을 통과한 학구파. 혼자서 책상 앞에 앉을 수도 없는 최인호씨(23).
최씨는 근육에 힘이 없어 점점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근육 디스로피'란 병을 앓고 있다. 그나마 손가락은 조금씩 움직일 수 있기에 하루 종일 책을 붙들고 손에서 놓지 않는다. 최근엔 '람세스'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종일토록 누워지내야 하는 전신중복장애아 정준영군(14). 돌봐줄 사람이 없어 6년전 은혜의 집으로 왔다. 올해 14살인데 체중은 서너살된 아이처럼 15㎏밖에 나가지 않는다. 팔다리는 뼈만 앙상해 만지면 부서질 듯하고， 식도가 약해 죽과 이유식만 먹을 수 있다. X자로 꼬인 다리는 수술로 펼수 있다지만， 수술비나 간병인이 없어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은혜의 집'은 코리아닷컴(Korea.com)과 스포츠조선， 조선일보， MBC가 공동으로 펼치는 '사랑의 e-메일 보내기' 캠페인 세번째 대상이다.
이곳 장애아들은 장애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상태가 심해 몇몇 수용시설을 거쳐 이곳으로 오게 된 아이들이다.
최재학 원장(42)과 박인숙씨(41)가 지난 1991년 5월 박씨의 친정집 헛간을 개조한 방에 오갈 데 없는 장애아 3명을 데려다 보살핀 게 시작이었다. 올해로 식구는 모두 70여명이 됐지만， 이들의 삶터는 한 사람이 겨우 1평 남짓한 공간을 차지할 정도의 비좁은 무허가 조립식 건물. 더우기 마을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전입신고도 하지 못했다.
더 놀라운 것은 최원장 자신도 왼손이 없는 장애인으로 의수를 끼고 건축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원장은 은혜의 집 식구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건축현장에 나가지만 새 건물 건축 때문에 7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데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라 1년 내내 난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유소에 쌓여 있는 외상값만 4500여만원이다.
Korea.com을 클릭해 격려의 메일을 보내기만 하면 한통당 2000원씩 격려금이 은혜의 집에 지원된다. (031)771-1777 <이화순 기자 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