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 소개서에 '철자파괴 맞춤법' 난무.
기사입력 2000-11-15 12:00
'학력 파괴! 철자 파괴?'
국내 모 그룹이 '학력파괴'를 내세우며 개성 강한 인재들을 구한 것을 필두로 시작된 기업들의 채용시 학력파괴 바람은 이미 오랜 일. 이 때문에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톡톡튀는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쓰기 위한 지원자들의 노력도 다양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학력 파괴'에 따른 개성의 표현을 넘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철자 파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화제다.
한 기업 관계자에 의하면 접수된 자기 소개서중에는 '1남 2녀중 장남으로 태어났슴다.(중략) 귀사의 발전을 기원함다' 라는 식의 인터넷 게시판이나 채팅에서 사용하는 투의 어투로 일관한 것이 많다.
또 한자어를 제대로 몰라 '지양'을 '지향'으로 쓰거나 '역할'을 '역활'로， '안되다'를 '않되다'로 쓰는 등 수많은 맞춤법의 오류가 발견되는 것이 많다고 귀띔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개성을 보이기 위해 일부러 틀린 맞춤법을 사용했다는 의견과 함께 일부 한자어와 어려운 단어에 있어서의 맞춤법 오류는 실제로 최근의 세대가 맞춤법에 서투르기 때문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취업 준비생 서모군(국민대 영문과 4년)은 "일부 학생들의 경우 기본적인 맞춤법을 틀리는 것은 물론 특히 한자어에 약한 것 같다"며 "평소 독서보다는 컴퓨터에 너무 함몰되어 그런 것 같다" 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현상에 대해 숭실대 취업과 김장겸 계장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가 부실한 경우가 너무 많다. 맞춤법의 오류가 눈에 많이 띄고， 채팅용어나 줄여 부르는 말들이 여과없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 '지킬 건 지키는 것'이 개성 표현에 앞서는 일인듯 하다.
<정성우 명예기자·국민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