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해 5일장, '엣정취 그대로' 인심도 훈훈
기사입력 2000-11-14 11:30
영해 5일장은 옛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재래시장이다.
마을사람들에 의하면 "영덕군은 긁으려고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등 한 가운데 같은 곳"으로 교통이 불편하고 개발이 덜된 만큼 때묻지 않은 옛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5000평방미터 규모의 면적에 100여개의 상설가게가 들어서있고， 그 두배가 넘는 주민들이 새벽부터 머릿짐을 이고와 자리를 틀고 앉는다. 쌀， 고추， 마늘 등의 곡물장과 사과， 배， 귤 등의 과일장과 대게， 오징어， 멸치， 미역， 잡어 등의 어류장이 여기저기 뭉쳐있다.
옛날 주막과 같이 꾸며진 간이 천막집과 즉석 보리밥집 등은 장날 모여드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그 형태를 간직하고 있으며， 마술과 서커스를 선보이는 '약장수들'도 간혹 눈에 띈다.
영해장은 영덕의 장중에서도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져있는데 '왜 영덕장보다 영해장이 더 클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영해장은 이조 중기이전으로 그 형성시기가 추정되는데， 당시 영해는 행정구역상 군으로 영덕현보다 큰 지역이었다. 인근 농수산물의 대규모 수급지로， 안동방면과 영양， 청송까지 해산물을 공급했다고 한다.
한일합방 이후 일제치하에서 행정구역이 개편되며 영해가 면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시장의 생명력까지는 어쩔 수 없었는지 영해장은 아직도 가장 큰 시장으로 면면히 남아있다.
대게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포구 근처 소매가게에서 3만원에 판매되는 대게를 영해장에선 2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5000원짜리에서 10만원대를 넘는 다양한 가격의 대게들이 한데 모여있다. <글·사진=차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