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오늘] 정선 카지노 밀착취재
기사입력 2000-11-13 11:30
바카라， 빅힐 등 테이블 게임기마다 지폐 뭉치를 든 사람들이 2∼3줄로 서 있다. 480대의 슬롯머신마다 대기자가 한명씩 서 있다. 한 50대 남성은 3개씩(1500원) 베팅해 10만원을 잃는데 40분도 채 안걸렸다며 투덜대면서도 "그래도 대박은 3개씩 풀 베팅을 해야 한다"며 버튼을 누른다.
6개 잭팟전광판에는 '4636만4632' '2277만2315원' 등 숫자들이 주유기 계량기 숫자처럼 쉴새없이 올라가며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비디오 게임을 하던 박모씨(45ㆍ서울 거주)는 당첨 금액이 외국에 비해 너무 적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박씨는 "태국에 있는 것과 똑같은 게임기로 8개(4000원) 베팅에 태국은 최고 당첨금이 600점인데 이곳은 180점밖에 안된다"며 투덜댄다. 300만원을 넣었다는 박씨의 게임기에는 2400점(120만원)만 남아있다.
사람이 너무 몰리다보니 해프닝이 적지않다. 뒷줄에 서서 베팅을 하는 사람이 많아 딜러가 "이 칩 어느분거예요?"라고 묻는가하면， 슬롯머신의 경우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다른 사람이 앉아 당기는 웃지못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카지노장은 오전 4시까지도 사람은 전혀 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오전 10시에 다시 찾은 카지노장은 여전히 성황이다. 달라진 것은 로비풍경. 두대의 현금지급기가 돈을 뽑아내기에 바쁘다.
5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돈을 찾아나오면서 남편에게 "그때 그만두는건데…괜히 더해 가지고…"라며 안타까워한다. 남편이 "또 돈 찾았어"라고 묻자 그녀는 "이제 찾을 돈도 없다"며 카지노장으로 달려간다.
로비는 이곳저곳에서 핸드폰으로 '총알'을 요청하는 사람들로 웅성된다. 수표는 조흥은행 사북지점 발행외에는 현금교환이 안되는 것도 핸드폰 '긴급 요청'을 부채질하고 있다. "비밀번호가 맞는데 왜 안되는 거야!"
휴대폰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40대 남성은 인터넷 뱅킹으로 돈을 보내라고 했는데 부인이 컴퓨터 작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화를 낸다.
어디론가 열심히 통화를 하던 30대 남성은 20여분이 지나서야 겨우 해결이 됐는지 현금지급기로 달려가 돈을 찾는다.
세살박이 아들을 데리고 있는 최모씨(여ㆍ34ㆍ인천거주)는 "1시간만 하고 나온다는 남편이 2시간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는다"며 안절부절이다.
낮 12시. 주차장은 여전히 가득찼다. 서울， 경기 넘버를 단 이스타나， 봉고차량에서 5∼6명씩 사람들을 쏟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