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갯마을 포구엔 갈매기가 훠~이 날고
기사입력 2000-11-07 11:30
강화 여행에서 꽤나 중요한게 이른바 '물때'다.
강화는 섬인만큼 해산물이 풍부하지만 썰물이 멀리 밀려나가 고기가 많이 잡히는 사리에 때맞춰 가지 않으면 싱싱한 해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또 하나 때를 맞춰야할 것이 있다.
강화 5일장이다.
2，7일 강화군청 부근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강화장은 구경만으로도 재미있다.
장터의 최고 볼거리는 역시 노점상들.
짚새기를 엮어만든 꾸러미에 들어 있는 계란을 비롯해， 참기름， 들기름 그리고 넝쿨을 걷기 전 마지막으로 딴 애호박이 손님을 기다린다.
강화의 명물 장준감도 있고 깨， 콩， 찹쌀 등 곡식도 수북하다.
가장 활기 넘치는 곳은 어물전.
요즘 강화는 숭어가 한창이라 어딜가나 싱싱한 놈을 만날 수 있다.
갯벌에서 갓 잡아들인 산낙지에 끝물이어서 씨알이 잘아진 꽃게， 새끼줄로 엮어 말린 망둥어도 지금이 한창이다.
한켠에선 순무장이 열렸다.
뿌리가 감자처럼 볼륨있고 보라빛인 순무는 일반 무보다 매우면서도 구수한 향취가 있어 강화도에서는 김장거리로 대부분 이걸 쓴다.
돗자리로는 전국 최고로 치는 화문석은 이른 아침 번개장에서 거래된다.
화문석 번개장은 오전 7시쯤 시작되는데 하나를 짜는데 2주 가까이 걸리는 수공품의 경우 한사람이 한두개를 가져 나오는게 고작이어서 15분만에 파장한다.
이 장을 이용하면 토산품 가게에서보다 싼값에，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화문석을 살 수 있어 이른 아침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강화에는 수십개의 돈대와 고인돌 등 관광거리가 많지만 그런 곳은 한적한 느낌이 없다.
오히려 선수리나 외포리의 갯마을 포구가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가 하면 빈 논 위로 오리나 저어새가 떼지어 날아가는 모습도 멋스럽다. 석모도 삼량염전의 독특한 풍경도 오래 기억에 남을 풍경이다. 〈강화＝송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