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서울 명동의 이윤수 비뇨기과 병원이 기혼 남성 2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7％인 65명이 동성애 성향을 갖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동료나 다른 남성에게 성적 감정을 가진 적이 있다'며 자신이 동성애 성향이 있음을 밝힌 것. 역시 이 병원이 지난 98년 기혼 여성 1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동성애 실태에 의하면 응답자의 3％ 가량인 42명이 '자신에게 동성애적인 기질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은 '정상인'이라고 말한 응답자들도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동성애를 하는 것은 죄악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은 46％였으며 '그렇지 않다'는 대답도 34％나 됐다. 응답자 3명중 한명꼴로 '동성애자를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한 것. 특히 이 조사에서 남성보다 여성에서 동성애 취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나 이채롭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성의식과 성문화의 개방에 따른 것으로 다른 사람의 성 정체성도 인정해줘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이야기다. 최근 이를 반영하듯 시내 비뇨기과 병-의원에는 동성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는 "자신의 남편이 오랫동안 부부 관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동성애자인지 아닌지 판명해달라"며 병원을 찾는 주부들도 있다. 사회에서 터부시됐던 동성애가 점차 사회의 관심을 끌며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윤수 원장은 "동성애는 성장 과정이나 환경 등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도 성에 있어서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