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신태용 '침착'허정무, 두 감독의 태도가 승부갈랐다

신태용 성남 감독이 FA컵 우승에 자신감을 보였다. . 스포츠조선 DB

"승부차기 갔으면 큰일날 뻔 했어."

신태용 성남 감독은 'FA컵의 사나이' 허정무 인천 감독과의 일전에도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했다. 경기전 FA컵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다며 허술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신 감독은 전반전이 0-0으로 끝나자 급하게 키커 순번을 정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신 감독은 "4명은 준비했는데 5명이 안되더라. 승부차기까지 안가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경기전 양팀 감독의 FA컵 인연이 화제였다. 허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FA컵의 사나이'다. 전남을 지휘하던 1997년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2006년, 2007년 FA컵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감독직을 맡게 된 계기도 FA컵 우승이 컸다. 허 감독은 FA컵이 단판승부인 만큼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FA컵에서 유독 강하다는 사실이 부각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감독으로서는 FA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신 감독은 오히려 자신감이 넘쳤다. '허 감독이 FA컵에서 3번이나 우승한 경력이 있는데'라고 하자 "사실 허 감독이 그런 경력이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 기사보고 알았다. 누구 기죽이는 것도 아니고…"라며 "나도 FA컵이랑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1999년 FA컵 우승을 한차례 일궈낸 바 있다.

두 감독의 경기전 모습은 결과로 이어졌다. 성남은 15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1년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인천을 2대0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동건이 1골-1도움의 활약을 보였다. 신 감독은 "매경기 결승전이다. 8강까지 온 이상 우승을 노려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박찬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