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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워서 1위 한 거 아니냐."
그는 이렇게 말하며 웃음지었다.
포지션별로 투수 부문은 선동열 전 삼성 감독(57.80점), 1루수 부문은 장종훈 한화 2군 코치(54.72점), 2루수 부문은 박정태 롯데 2군 감독(51.17점), 유격수 부문은 김재박 전 LG 감독(62.99점)이 선정됐고, 외야수 부문에서는 이순철 MBC 스포츠+ 해설위원(42.54점), 지명타자 부문은 김기태 LG 2군 감독(32점)이 각각 포지션별 레전드 올스타로 뽑혔다.
촌스러움이 1위의 비결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멤버인 이만수 2군 감독은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당대의 슈퍼스타였다. 1984년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율, 타점 3관왕)에 올랐고, 1983년부터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래도 프로야구 30년동안 그를 위협할 별들은 너무 많았다.
그는 1위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촌스러워서 그런 게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다. "그냥 이미지가 친근하고 이웃집 아저씨같으니까 야구 팬들이 좋아하시는 같다"고 했다.
현역시절 '만수바보'라는 별명이 트레이드마크가 될 정도로 그는 야구팬에게 친근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투표 시스템 때문이었다.
사실 이만수 2군 감독은 팬 투표에서 2위에 머물렀다. 13만618표를 얻어, 외야수 부문 양준혁(13만2764표) SBS ESPN 해설위원에 뒤졌다. 때문에 이만수 2군 감독도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팬 투표에서 계속 (양)준혁이와 계속 1000표 이상 차이가 나더라.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역전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투표는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레전드 올스타를 뽑기위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팬투표(30%), 야구인 투표(40%), 언론 투표(30%)를 합산해 평점을 매겼다. 그 결과 이만수 2군 감독은 양준혁 위원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레전드 올스타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현역시절 포수로만 활동했던 이만수 2군 감독은 야구인 107표(총 177표) 언론인 195표(총 212표)를 얻어 1루수, 지명타자, 외야수 등에서 골고루 활약했던 양 위원(야구인 91표, 언론인 161표)을 압도했다. 그는 "요즘 워낙 (양)준혁이가 다방면으로 활동해 1위를 할 줄 알았다"며 짜릿한 역전의 기쁨을 만끽했다.
팬티 세리머니는 선수들의 몫
이만수 2군 감독하면 '팬티 세리머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SK수석코치로 부임한 그는 인천 홈관중이 만원이 되자 약속대로 그라운드를 팬티를 입고 도는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올스타전때 팬티 세리머니와 같은 독특한 퍼포먼스를 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제 그런 세리머니의 몫은 선수들 것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야구팬이 좋아한다. 그래야만 600만 관중 뿐만 아니라 1000만 관중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프로야구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의 주인공이다. 기쁨을 자제하지 못하고 펄쩍펄쩍 뛰며 야구팬에게 많은 기쁨을 선사했다. 이만수 2군 감독은 "당시 과도한 세리머니로 다음 타석 때 투수들에게 (고의로) 많이 얻어맞았다"며 "지도자가 되고 나서부터는 선수들에게 '자제하고 빨리 홈으로 들어와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야구가 발전해서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민스포츠가 됐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소박한 바람"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