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페르난도 기회 한번 더 얻나. 김경문 감독 "자세 고쳐야 가능" 강조

두산 페르난도. 홍찬일 기자 [e-mail]

사실상 퇴출수순을 밟는 것 같았던 두산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가 기회를 한 번 더 얻을 가능성이 생겼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4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2군에서 호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주 특A급으로 던졌다고 하더라"며 "한 번 정도 더 던지게 해본 뒤 결과가 좋으면 한 번 1군에 올려보겠다"고 밝혔다. 페르난도는 지난 2일 이천에서 열린 넥센 2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삼진을 7개나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직구 구속도 151㎞까지 나왔다. 김 감독은 "투구폼을 약간 수정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원래 팔스윙에 굉장히 퍼져 나오는 스타일이었는데 작게 바꾸면서 제구가 잡힌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페르난도가 다시 한 번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투구내용만 좋아져서는 안 된다. 팀을 생각하는 자세부터 먼저라는 것이 김 감독의 요구사항이다. 사실 페르난도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5경기에서 방어율 9.68을 기록할 정도로 투구내용이 안 좋았다. 그러나 그보다 불펜으로 기용되는 것에 대해 팀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 김 감독을 실망하게 한 주요인이었다. 김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잘 풀어가려고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그럼 선수 역시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프로는 그런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런 자세가 아니면 개인 운동을 해야하지 않는가. 그런 자세가 됐다면 한 번 더 기회를 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그대로 끝"이라며 굳은 표정으로 단언했다.

페르난도가 돌아온다면 보직은 여전히 불펜이다. "이용찬 같은 어린 투수들을 선발로 키워야 한다"는 김 감독은 "현시점에서는 페르난도가 돌아온다면 중간에서 던지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도가 과연 다시 팬들 앞에 설 수 있을까.
잠실=노경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