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훈, "오늘 내가 영웅되리라 다짐"

SK 김연훈이 9회말 1사 2루서 끝내기 투런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e-mail]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만큼 끝내기 홈런은 감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SK 내야수 김연훈이 데뷔 이후 가장 극적인 홈런을 뽑아냈다. 김연훈은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4-5로 뒤지고 있던 9회말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팀에 6대5의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김연훈은 두산 마무리 정재훈으로부터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139㎞짜리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김연훈은 두 팔을 치켜들었고, 1루쪽 SK 덕아웃에서는 선수들이 뛰쳐나와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즌 3호 끝내기 홈런.

김연훈은 이날 7회초 수비때 유격수 대수비로 기용됐다. 7회말 2사 1루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지난 2009년 6월18일 목동 넥센전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낸 이후 약 2년만에 짜릿한 손맛을 본 셈이다.

김연훈은 군산상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지난 2007년 KIA 입단한 프로 5년차 외야수다. 통산 홈런은 이날 경기전까지 1개였고, 단 한 시즌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는 전형적인 벤치 요원. 그러나 2008년 시즌 도중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된 후 김성근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기량이 성장했다. 2009년 68경기, 2010년 73경기에 출전한 김연훈은 올시즌 1,2군을 오르내리며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날 끝내기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김연훈은 "정말 기쁘다. 몸쪽을 의식하고 있었는데 높은 볼이 왔다. 요즘 밸런스가 썩 좋지 않은데 운좋게 스윙할 때 허리가 잘 받쳐줬다"며 "타시로 타격코치님이 타석에 들어가기 직전 '오늘은 네가 영웅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게 떠올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인천=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