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서, 배 아파서 그래?' 에임 포인트 논란 김아림, 욕 먹을 이유가 없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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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5 11:04 | 최종수정 2025-02-25 11:11


'부러워서, 배 아파서 그래?' 에임 포인트 논란 김아림, 욕 먹을 이유…
AFP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배 아파서 그러는 건가?

동반자들과 팬들을 지치게 하는 '슬로 플레이'는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신중하게 플레이 한 것, 누가 봐도 시간 끌기가 아니었다면 이게 욕을 먹어야 할 행동일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뛰는 김아림의 새 시즌 초반 기세가 엄청나다.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시즌 두 번째 출전 대회인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단독 6위를 차지했다.

경기력이 정점에 일찌감치 올라온 느낌. 그런데 난데 없이 '슬로 플레이' 논란에 휘말렸다.

문제의 장면은 혼다 LPGA타일랜드 3라운드 4번홀 플레이에서 나왔다. 파3 티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한 김아림. 버디퍼트에 실패했다. 공이 홀 30cm 정도에 붙었다.

파 퍼트를 남겨놓은 김아림은 약간의 경사가 있는 그린의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 '에임 포인트'를 사용했다. '에임 포인트'란 골퍼들이 퍼팅을 하기 전 그린 경사를 읽는 기법을 말한다. 공과 홀 사이 공간에 두 발로 서서 경사를 느끼는 선수가 있고, 공 뒤에서 한쪽 눈을 감고 손가락을 펼쳐 그린을 읽기도 한다.


'부러워서, 배 아파서 그래?' 에임 포인트 논란 김아림, 욕 먹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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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에임 포인트'가 프로골프에서 지양돼야 한다고 비판받는 '슬로 플레이'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신중하면, 분명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는 한다. PGA 스타 콜린 모리카와와 루카스 글로버가 최근 이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글로버가 '에임 포인트'를 비판하자, '에임 포인트'를 자주 활용하는 모리카와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김아림의 경우 쓸 데 없는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SNS에 올랐고, 큰 반향이 일었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이 게시물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또 김아림이 잘못한 게 없다는 내용의 기사도 나오는 등 시끄러웠다.


'에임 포인트'가 문제인지를 떠나 김아림이 과연 동반자들이나 팬들을 짜증나게 할 행동을 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짧은 거리라도 중요한 퍼트였기에 지면 경사를 신중히 느낀 김아림은 곧바로 퍼팅을 했다.

'짜증을 유발할'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에임 포인트'를 하는 장면만 캡처를 해 자극적으로 글을 올리면,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선 생각 없이 비판하기 좋은 상황이 돼버렸다.

김아림이 퍼팅을 하기 전 앞뒤에서 경사를 한참이나 살피고 '에임 포인트'까지 사용한 뒤 대단한 루틴을 하며 퍼팅을 했다면 비판이나 조롱을 받았을 수 있겠지만 이번 장면은 그 상황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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