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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0년전 김세영(27·미래에셋)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했을 때부터 얻었던 별명은 '역전의 여왕'이었다. 2013년 한화 금융 클래식이 정점이었다. 당시 유소연(30·메디힐)에게 6타 차 뒤진 상황에서 샷 이글과 홀인원으로 만화 같은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5시즌 첫 승이었던 퓨어실크 바하나 클래식과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역전으로 우승했다. 그 때마다 김세영이 입고 있었던 건 '빨간 바지'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빨간 바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세영은 "열 네 살 때 한국 아마추어 대회 때부터 빨간색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타이거 우즈를 따라 한 것"이라며 "우즈는 마지막 날 빨간색 티셔츠를 입지만 나는 바지를 입는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전성기 시절 우즈가 보여준 빨간 셔츠의 공포처럼 카리스마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 김세영의 다부진 각오.
루틴을 바꿔보기도 했다. 그러자 역전 우승의 기운이 날아간 적도 있다. 김세영은 올해 8월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때 마지막 날 검은색 치마를 입었다. 당시 김세영은 3타 차 단독 2위에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는데 결국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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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0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김세영은 시즌 2승을 달성했고, 투어 통산 12승째를 거뒀다. 한국 선수 가운데 LPGA 투어 최다승 기록에서 박세리(은퇴·25승)와 박인비(20승)에 이어 세 번째다.
김세영은 LPGA 투어를 휩쓸고 있는 태극낭자 중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LPGA 투어 데뷔시즌이었던 2015년 3승을 시작으로 2016년 2승→2017년 1승→2018년 1승→2019년 3승→2020년 2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골프계는 세대교체가 빠르다. 젊고 기량 좋은 선수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20대 중후반이 되면 '지는 해'가 되기 마련이다. 김세영은 예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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