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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정, 테스트하러 온 대만여자오픈 우승...KLPGA 16년만 3승째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1-20 17:13 | 최종수정 2019-01-21 00:45


전미정

전미정

"전지훈련을 가지 않고 그냥 일본에 계속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볼을 바꾸게 될 것 같아서 진짜 대회에서 테스트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찰나에 날씨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많은 대만에서 KLPGA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신청했고,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일본 투어에서 활약중인 베테랑 전미정(37)은 1년 3개월 여 만에 KLPGA투어에 참가했다. 대만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만여자오픈(총상금 80만 달러). 실전 테스트 차 참가한 대회가 소위 대박이었다. 무려 16년 만에 KLPGA 투어 3승째를 안겼다. 우승상금 16만 달러. 미식 여행을 겸해 찾은 따뜻한 남쪽 나라가 기분 좋은 추억을 남겼다.

전미정은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 골프클럽(파72·646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 최종 12언더파로 공동 2위 김민선과 대만의 짜이페이잉(11언더파)을 제치고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파라다이스 여자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 우승 이후 무려 16년만에 기록한 KLPGA 통산 3승째.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 승부였다. 우승 과정은 극적이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3명의 선수와 우승 경쟁을 펼쳤다. 3라운드까지 12언더파로 김아림(24)과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전반 막판 한번의 실수로 선두권에서 밀려났다가 차분한 경기운영으로 다시 선두 경쟁에 복귀했다. 경기 후반에는 짜이페이잉(대만)과 치열한 우승 공방을 벌였다. 마지막 홀에서는 앞 조에서 연속 버디로 공동선두에 오른 김민선(24)까지 가세해 두명의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 했다.

12언더파로 공동선두를 달리던 전미정은 전반 막판 큰 위기를 맞았다. 8번홀 세컨샷 미스로 더블보기를 기록한 뒤 9번홀에도 보기를 범해 3타를 잃으며 순식간에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일본투어 25승에 빛나는 관록의 전미정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어려운 11,12번 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11언더파로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15번 홀이 고비였다. 어려운 세컨드 샷 위치에서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해 파세이브를 하며 선두를 지켰다.

마지막 18번홀(파 5)은 전미정의 노련미와 관록이 진가를 발휘한 순간이었다. 김민선과 짜이페이잉이 11언더파 공동선두로 추격한 상황. 부담되는 상황 속에서도 전미정은 차분하게 3.5m 버디퍼트를 홀 안에 떨어뜨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아림

김아림은 특유의 시원시원한 장타를 선보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우승을 놓쳤다. 최종 10언더파로 공동 4위. 짧은 아이언 샷의 날카로움과 퍼팅 등 마무리, 그리고 한번의 티샷 실수가 아쉬웠다. 전반을 버디, 보기 각각 1개씩으로 마친 그는 후반 첫 홀에 보기를 범해 1타를 잃었다. 15번 홀(파 5)에서 3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며 버디 찬스를 잡았지만 홀을 스치고 나왔다. 전미정과 11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리던 16번 홀에서 티샷미스로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김아림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정말 좋아하는 전미정 대선배님과 동반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설레고 떨린다"고 했던 그는 싱글벙글 라운드를 이어갔다. 15번 홀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파세이브에 성공한 전미정을 기다렸다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전미정 같은 대선배의 경기 운영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플레이 한 것이 올시즌 투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짜이페이잉은 자국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 속에 끝까지 저력있는 경기를 펼쳤다. 14번 홀에서 가장 짧은 거리를 남겼음에도 버디퍼팅에 실패한 뒤 홀 근처에서 파퍼팅마저 놓치면서 타수를 잃은 것이 뼈아팠다.

이번 대회는 KLPGA 투어가 대만골프협회(CTGA),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와 공동 주관하면서 KLPGA 투어에 포함됐다. 대만에서 열리는 KLPGA 대회는 2012, 2013년 스윙잉 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KLPGA/박준석


짜이페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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