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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오픈, 남자 골프 인기 부활의 신호탄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5-16 18:22


첫날 7언더파를 몰아친 강욱순이 아이언샷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미국에선 남자 골프인 PGA 투어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여자 골프인 LPGA 투어가 떨어지는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런데 한국은 반대다. 여자 프로 골프 투어인 KLPGA 투어는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대회를 주최하겠다는 스폰서가 줄을 선다. 대회 기간중엔 구름 갤러리가 몰려 든다. 하지만 남자 투어인 KPGA 투어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의 파행적 운영이 불씨가 됐다. 프로 선수들이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대회수가 줄어들었다.

다행히 협회가 안정을 찾으면서 대회도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투어 프로들도 남자 골프의 인기 부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협회 차원에서 시작한 팬서비스 행사에 선수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국남자골프의 메이저대회인 SK텔레콤 오픈에서 선수들의 노력은 계속 됐다. 먼저 프로암의 변화다. 대회 개막에 앞서 프로들은 아마추어 VIP들과 라운드를 한다. 스폰서 입장에선 프로암 대회도 중요한 행사다. 프로 선수 1명과 아마추어 3명이 한 조를 이뤄 동반 플레이를 하는 프로암 대회는 기존에는 '공 한번 같이 치는' 요식 행사이기도 했다. KPGA는 프로암 대회를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스폰서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SK텔레콤 오픈부터 변화를 줬다.

15일 진행된 SK텔레콤 오픈 프로암대회에서 프로들은 동반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일일이 감사카드를 작성했다. 여기에 라운드때 느꼈던 원포인트 레슨을 글로 썼다. 자칫 라운드중에 레슨을 하게 되면 샷을 망칠 수 있기 때문에 감사카드에 팁을 남겼다.

가장 앞장 선 선수는 '베티랑' 강욱순(47·타이틀리스트)이었다. 프로들은 프로암을 돌며 코스 이곳저곳을 점검한다. 거리를 체크하고, 그린 라이 등을 메모해 둔다. 본대회때 참고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KPGA 부회장이기도 한 강욱순은 라운드내내 동반자들의 골프 스타일을 깨알같이 메모해 감사 카드에 적어 넣었다. 고참 선수가 투어 부흥을 위해 솔선수범을 한 것이다. 국내 대회에서 12승을 올렸지만 2009년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을 끝으로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한 강욱순은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라운드 후 강욱순은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이면서 경기를 했다"며 "남은 라운드에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서 건너온 최경주(43·SK텔레콤)는 3언더파 69타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한편 이날 홀인원의 주인공이 나와 부상으로 고급 수입 세단인 재규어를 받았다. 17번홀(파3·193야드)에서 진행된 홀인원 이벤트에서 재미교포인 제이슨 강(25)이 5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컵에 빨려들어갔다. 제이슨 강은 차량 가격이 6500만원에 이르는 제규어 XF를 부상으로 받게 됐다.


서귀포=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최경주가 파3인 17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옆에 있는 차량은 홀인원을 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재규어 차량. 이날 이 홀에서 제이슨 강이 홀인원을 기록, 차량의 주인이 됐다. 사진제공=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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