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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친구 넘고-부담감 극복하고 국내무대서 'V'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09 17:44


사진제공=한화 골프단

유소연(22·한화)은 지난해 한화금융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최나연(25·SK텔레콤)을 1타차까지 추격하다 12번홀(파3)에서 범한 실수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 홀을 보기로 홀 아웃했지만 루스 임페디먼드(해저드 선상에 있는 돌이나 나뭇잎, 나뭇가지 등 자연 장애물)를 제거한 것이 밝혀져 2벌타를 받았다. 초대 대회 우승컵은 최나연에게 돌아갔다.

아쉬움에 돌아섰던 그가 1년 만에 벌타의 아쉬움을 말끔히 šœ어냈다. 유소연이 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장(파72·6564야드)에서 끝난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선두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임한 유소연은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컵을 거머 쥐었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이후 1년 3개월 만. KLPGA 투어 통산 8승째다.

올시즌 정회원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유소연에게 이번 대회는 부담 그 자체였다. 일단 자신의 스폰서(한화 금융)가 주최한 대회였다. 보통 스폰서 주최 대회에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스스로 무너지기 일쑤다. 게다가 대회 최종일에 친한 고교 동기생인 허윤경(22·현대스위스)과 챔피언조에서 경쟁을 펼쳤야 할 얄궂은 운명을 맞았다. 오랜만에 고국 무대에서 치르는 경기이다보니 갤러리의 관심도 평소 이상이었다. 그러나 유소연은 이런 부담감을 강심장으로 극복하며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유소연은 "미국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 US오픈때는 내가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쳤다. 이번에는 기대하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이 컸다.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우승했기에 더 기쁘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동기생들간의 우승 경쟁도 화제였다. 유소연과 대원외고 동기로 우정을 쌓은 허윤경은 나란히 국가대표로 활약한 뒤 다른 길을 걸었다. 허윤경은 2010년 정규투어에 진출했지만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반면 유소연은 국내 무대에 연착륙한 뒤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따냈다. 올시즌 LPGA 투어에서도 꾸준히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8월에는 제이미파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왕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 '절친 대결'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쳤던 유소연과 허윤경은 18번홀(파5)에서 운명이 또 엇갈렸다. 허윤경의 두 번째 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되면서 보기를 기록한 사이 유소연은 파를 적어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유소연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허윤경)이라 우승 경쟁이 쉽지 않았다. 친한 선수와 경기할때는 라운드 중 대화하는 것이 더 어렵다. 다음에 보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리 생각해둬야 할 것 같다"며 미안함을 표현했지만 "오늘 플레이를 보니깐 샷과 퍼팅이 좋은 위협적인 선수였다. 이번 시즌 남은 대회도 잘 할 것 같다"고 친구를 추켜 세웠다.

'디펜딩 챔피언' 최나연은 6언더파 282타로 3위에 오른 윤채영(25·한화)에 이어 공동 4위(5언더파 283타)에 이름을 올렸다. '맏언니' 박세리(35·KDB금융)는 2오버파 290타로 공동 11위에, 올시즌 KLPGA 투어 3승을 올린 김자영(21·넵스)은 공동 22위(5오버파 293타)에 자리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한화금융네트워크의 광고 모델인 배우 김태희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에게 축하 꽃다발을 건네며 기념 포즈를 취했다. 이날 김태희는 태안 지역에 2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사진제공=한화 골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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