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 다니아쇼 토너먼트 코스다. 파72에 총길이가 6738야드로 여자선수들에게는 긴 편이다. 하지만 이 코스가 지금까지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 길이보다는 러프였다. 작년만 해도 발목까지 푹 잠길 정도였는데 올해엔 발등이 훤히 보일 정도다. 공이 살짝 잠기는 수준.
신지애(24·미래에셋)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올해 러프가 가장 짧은 것 같다"며 "러프 때문에 고생하는 선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4년이 지난 올해 다시 러프가 짧아지자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번엔 특정선수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러프가 짧으면 아무래도 장타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린도 예년보다 훨씬 딱딱해져 공을 높게 뛰우는 스타일의 파워풀한 선수가 유리하다는 게 대부분 선수들의 이야기다. 그러면 청야니(대만)가 또 유리해진다. 하지만 LPGA 투어 입장에서는 청야니의 독주로 미국 팬들이 떠나는 상황을 분명히 바라진 않는다.
대회 주최 측이나 LPGA 투어가 러프를 짧게 한 속마음은 아무래도 미국의 어린 장타자들이 우승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 같다. 렉시 톰슨이나 제시카 코르다, 미셸 위까지도 포함해서다. 물론 기존의 장타자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나 박세리(35.KDB금융그룹)에게도 희망적인 일이다. 과연 짧은 러프의 덕을 볼 행운의 주인공은 누구일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란초 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