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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를 짧게 한 첫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속셈은?

이사부 기자

기사입력 2012-03-27 14:17 | 최종수정 2012-03-28 08:38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벌어진 미션 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 토너먼트 코스 18번 홀 전경. 언뜻봐도 페어웨이와 러프의 잔디 길이가 별 큰 차이가 없다. 란초 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


이번엔 또 무슨 '꼼수'일까?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개막(29일)을 앞두고 연습라운드 및 프로암을 마친 선수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예년과 다르게 러프가 짧다는 것이다. 그냥 짧은 정도가 아니라 지금까지 벌어졌던 대회 중 가장 짧다고 한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 다니아쇼 토너먼트 코스다. 파72에 총길이가 6738야드로 여자선수들에게는 긴 편이다. 하지만 이 코스가 지금까지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 길이보다는 러프였다. 작년만 해도 발목까지 푹 잠길 정도였는데 올해엔 발등이 훤히 보일 정도다. 공이 살짝 잠기는 수준.

신지애(24·미래에셋)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올해 러프가 가장 짧은 것 같다"며 "러프 때문에 고생하는 선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니아쇼 토너먼트 코스의 러프가 짧았던 적이 최근 한 번 있었다. 2008년이었다.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는 특정 선수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당시 LPGA 투어 캐롤린 비븐스 커미셔너가 지시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특정선수는 바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였다. 오초아는 2000년대 중반 한해에서 7~8승을 거두며 LPGA 투어를 주름잡았지만 공교롭게도 메이저 우승은 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처음이었다. 결국 짧게 러프를 잘랐던 2008년 오초아가 우승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었다. 그리고는 더이상 메이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채 필드를 떠났다.

그리고 나서 4년이 지난 올해 다시 러프가 짧아지자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번엔 특정선수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러프가 짧으면 아무래도 장타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린도 예년보다 훨씬 딱딱해져 공을 높게 뛰우는 스타일의 파워풀한 선수가 유리하다는 게 대부분 선수들의 이야기다. 그러면 청야니(대만)가 또 유리해진다. 하지만 LPGA 투어 입장에서는 청야니의 독주로 미국 팬들이 떠나는 상황을 분명히 바라진 않는다.

대회 주최 측이나 LPGA 투어가 러프를 짧게 한 속마음은 아무래도 미국의 어린 장타자들이 우승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 같다. 렉시 톰슨이나 제시카 코르다, 미셸 위까지도 포함해서다. 물론 기존의 장타자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나 박세리(35.KDB금융그룹)에게도 희망적인 일이다. 과연 짧은 러프의 덕을 볼 행운의 주인공은 누구일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란초 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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