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은 '처음'으로 시작해 '처음'으로 끝난 대회였다.
최경주는 23일 경기도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 투어와 아시안투어를 겸한 대회에서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3위였지만 깔끔한 아이언샷과 순도높은 벙커샷 , 퍼팅 집중력을 앞세워 멋지게 역전했다.
2위는 지난 8월 PGA챔피언십 때 최경주와 만나 "최 선배님이 주최하는 대회에는 꼭 출전하겠다"고 약속했던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이었다. 초청료 한푼없이 대회에 출전한 노승열은 합계 15언더파로 막판까지 최경주를 압박했다. 최경주는 "노승열이 쫓아온다는 것을 알았다. 나 자신의 게임에만 집중하려 애썼다"며 조카뻘 후배의 선전을 에둘러 언급했다.
최경주의 국내 대회 우승은 2008년 SK텔레콤 오픈과 신한동해오픈 우승 이후 3년만이다.
최경주는 초대 챔피언이 됐다는 사실만큼이나 기분좋은 한 주를 보낸 표정이었다. 최경주는 "국내에서 휴대전화 벨소리와 카메라 셔터소리에 지장받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수준높은 갤러리 문화를 만들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경주는 대회에 앞서 갤러리 문화 변화를 촉구했다. 1만여명의 갤러리 중 1200여명이 휴대전화를 자진해 보관소에 맡기고 '아름다운 갤러리'라고 적힌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휴대전화를 맡기지 않은 갤러리도 자발적으로 코스에서의 소음 없애기에 동참했다.
최경주는 우승상금 11만8000달러(약 1억3500만원)를 전액 '최경주 재단'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최경주는 "코스에서 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한 주였고, 더불어 좋은 결과도 있었다. 호스트이기에 부담도 있었는데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팬들도 잘 협조해 주셨다. 내년엔 갤러리를 위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려 노력할 것이다.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과 이기상이 합계 13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