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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당한 우즈 전 캐디, 우즈 비꼬며 우승 자축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08 14:29


◇우즈의 전 캐디 윌리엄스. 사진출처=텔레그래프 인터뷰 캡처

"33년간 캐디하면서 145승을 도왔다.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이번 주가 단연 최고의 한 주다."

자신을 배신한 친구 타이거 우즈(36·미국)는 안중에도 없었다. 최근 우즈에게 해고당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48·뉴질랜드)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새로 호흡을 맞춘 애덤 스콧(31·호주)이 우승하자 한 말이다.

3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1오버파 공동 37위에 머문 우즈의 심기를 박박 긁어놓았다. 다혈질인 윌리엄스는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즈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스콧도 신이 난 윌리엄스를 한껏 띄워줬다. 스콧은 "윌리엄스는 그 누구보다도 이 곳 파이어스톤 골프장을 속속 알고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한 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스콧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하는 완벽한 플레이로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 우승 상금 140만달러(약 15억원)를 챙겼다. 3라운드 2위를 달리던 이시카와 료(20·일본)와 제이슨 데이(23·호주)는 이날 나란히 1언더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마지막날 승부가 이렇게 확실히 갈린 것은 윌리엄스가 있고 없고의 차이였다. 윌리엄스는 우즈가 앞서 이 대회에서 7승을 거둘 때 함께 해 코스를 잘 안다.

윌리엄스는 지난달 21일 1999년부터 함께해온 우즈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2009년 11월 우즈의 섹스스캔들이 터졌을 때부터 한결같이 기다려왔던 그다. 배신감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해고 직후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나는 진심으로 우즈 곁을 지켰다. 내가 실망스러운 것은 해고당한 사실이 아니라 그 타이밍이다. (우즈가 섹스스캔들과 부상으로 휴식기를 오래가져) 지난 2년간 나는 허송세월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거리도 없었다"고 했다. 자서전을 발간해 우즈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즈와 윌리엄스는 '영혼의 파트너'였다. 우즈의 메이저 14승 중 13승, PGA 투어에서 72승을 합작했다. 그렉 노먼(56·호주)의 캐디였던 윌리엄스는 코스 파악에 능하고 선수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 큰 덩치를 앞세워 우즈의 '보디 가드' 역할도 했다.

윌리엄스라는 도우미를 얻은 스콧은 12일 개막하는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친구인 브라이언 벨에 골프백을 맡겼던 우즈는 PGA 챔피언십에서 호성적을 내지 못하면 플레이오프 첫번째 대회인 바클레이스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랭킹 125위까지 출전할 수 있는데 우즈는 현재 124위로 벼랑 끝에 서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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