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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VS '포스트 우즈' 매킬로이, 승자는?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02 17:45


◇올해 US오픈 우승자 매킬로이와 2000년 US오픈 우승컵을 든 타이거 우즈. 사진 출처=영국 메트로 홈페이지 캡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의 현 주소는 골프 세계 랭킹 28위. 2009년 11월 섹스스캔들에 휘말린 뒤 1년 9개월 동안 우승이 없다. 섹스스캔들이 터지기 직전인 그해 11월 호주 마스터스 우승이 마지막이다. 부상이 겹치면서 설상가상 띄엄띄엄 대회에 참가하자 샷이 흔들렸다. 우즈가 공식석상에 가장 최근에 모습을 비춘 것은 지난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당시 9홀까지 돌고 기권하고 현재까지도 자취를 감췄다.

그 다음 달인 6월, 우즈를 바짝 정신차리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가 US오픈에서 역대 최저타 기록(16언더파)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2000년 US오픈에서 우즈가 세운 12언더파(당시 우즈는 15타차 우승)를 경신했다. 워낙 압도적인 스코어였기에 우즈의 부활을 기다리던 세상의 시선은 일순간에 매킬로이에게로 쏠렸다. 우즈에 대한 향수를 매킬로이에게서 찾았다.

닮은 꼴인 두 명은 집중 비교됐다. '골프 신동'이었고 '골프 대디'를 둔 것은 같지만 샷 방법과 구사력은 다르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그러자 시간을 거꾸로 돌려 23세 때의 우즈와 매킬로이를 간접 비교하기에 이르렀다. 상처받은 영웅과 떠오르는 영웅의 희비교차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세계 골프계의 이목이 집중될 둘의 대결이 4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펼쳐진다. 우즈의 11주 만의 복귀전, 매킬로이의 매서운 샷이 한데어우러져 긴장감 마저 감돌게 한다.

우즈는 2주 뒤 열리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샷을 조율하고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출전한다. 14승에 멈춰있는 메이저 우승 횟수를 늘리길 원한다. 3년째 목말라있다. 잭 니클로스(미국)의 18승까지는 아직 4승이나 남아있다.

미국 골프 전문가들은 우즈의 우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잘해야 언더파를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3개월의 공백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극도로 부진했다는 점에서다. 우즈는 2010년 대회 때 18오버파로 고개를 숙였다. 파70인데 비해 전장이 7400야드로 꽤 길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12년간 백을 들었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최근 결별한 것도 한 요인이다.

매킬로이도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US오픈 이후 브리티시오픈과 아이리시오픈에서 각각 25위, 34위로 부진했다. 오래된 애인과 결별할 즈음에 여자 테니스 스타 캐롤린 워즈니아키(21·덴마크)와의 열애설이 터졌다. 자신을 비판한 방송 해설가에게 독설도 내뱉었다. 주변에서 흔드는데다가 여지껏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번에 마음을 다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즈 보다는 매킬로이에게 기대감이 더 크다. 전문가들이 더스틴 존슨(27·미국)를 우승 1순위로 꼽고 있지만 도박업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긴 전장 특성상 올시즌 PGA 투어에서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310야드(전체 5위)에 이르는 존슨이 우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박업체들은 매킬로이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윌리엄힐과 래드브록스는 각각 매킬로이에 14/1, 12/1로 가장 적게 배당했다. 매킬로이의 우승을 예상한다는 뜻이다. 우즈도 상위권에 포함시켰지만 우승을 예상한 업체들은 없었다. 윌리엄힐과 레드브록스의 우승 배당률 순서에 따르면 우즈는 각각 2위, 7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톱 랭커들이 총출동한다. 총상금 850만달러의 매머드급 대회에 세계 랭킹과 상금 1~10위 선수들이 대거 나선다. 최경주(41·SK텔레콤) 양용은(39·KB금융그룹) 등 한국 선수 4명도 출전한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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