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야드컵] 한국 우승, 양용은 3전전승, 김경태 MVP

◇양용은이 3일 밀리언야드컵 마지막날 싱글매치 9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KGT

맏형인 양용은(39·KB금융)이 18번홀 그린에서 1.5m 마지막 파퍼트를 남겨두자 뒤에서 웅성웅성 거렸다. 양용은은 이미 가타야마 신고를 4타 차로 앞서고 있었다. 양용은은 퍼팅 어드레스를 하다가 웃음을 못참겠다는 듯 환한 얼굴로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쉿'. 이윽고 파퍼트가 홀로 떨어지자 한국대표팀 후배들이 샴페인과 생수를 들고 그린에 난입했다. 축제가 벌어졌다.

한국은 3일 경남 김해 정산골프장에서 계속된 대회 마지막 3라운드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6승1무3패를 더해 종합스코어 11.5 대 8.5(한국 총 10승3무7패, 승=1점, 무=0.5점)로 일본을 눌렀다.

'형님 리더십'이 빛을 발한 대회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내셔널이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용은은 국가의 명예를 떠올리며 한국행을 결심했다. 상금(총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은 전액 일본 지진 피해돕기 성금으로 건네진다. 대회 상금과 초청료 등을 따지면 3억원 이상을 손해봤다. 금전적인 이익을 뒤로하고 후배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양용은은 사흘 내내 승리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 선수 중 첫날 포섬, 둘째날 포볼을 포함해 3승을 거둔 선수는 양용은이 유일하다.

한국은 지난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일본에 9승1무10패로 아쉽게 졌다. 양용은은 개막에 앞서 "내가 힘을 보태겠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베테랑의 신념과 자신감은 후배들의 어깨를 한층 가볍게 했다.

이날 양용은은 일본의 베테랑 가타야마 신고(38·통산 26승)를 상대로 4언더파를 기록하며 4타 차 압승을 거뒀다.

한국은 최호성이 오다 고메이에 이기고, 박상현이 소노다 쉰스케에 승리하는 등 초반부터 힘을 냈다. 이승호는 13번홀에서 어드레스 도중 볼이 움직였다고 자진신고해 1벌타를 부여받아 경기 후 1타 차 패배를 안게됐다. 이날 안개 등 악천후로 경기가 1시간 30분 가량 지연됐지만 한국선수들의 상승세를 흔들어 놓진 못했다. 일본의 자존심인 이시카와 료는 2패 끝에 이날 강경남을 상대로 2타 차 승리를 체면치례는 했다.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 대회 MVP는 김경태(25·신한금융)에게 돌아갔다. 김경태는 1,2라운드에서 양용은과 짝을 이뤄 2승을 따냈고, 마지막날 1무를 더했다. 특히 2라운드에서 발군의 버디실력으로 이시카와 료를 압도했다. 김경태는 총 27표중 14표, 양용은은 11표를 받았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인 김경태는 일본 취재진으로부터 몰표(13표)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김해=박재호 기자 [e-mail]

◇밀리언야드컵 3R 싱글매치

최호성 3언더파 -오다 고메이 4오버파 <한국 승>

박상현 4언더파 - 소노다 쉰스케 1언더파 <한국 승>

김도훈 2언더파 - 마츠무라 미츠오 2오버파 <한국 승>

이승호 이븐파 - 가와이 히로 1언더파 <일본 승>

홍순상 5언더파 - 다카야마 타다히로 6언더파 <일본 승>

강경남 2언더파 - 이시카와 료 4언더파 <일본 승>

김대현 5언더파 - 곤도 토모히로 3언더파 <한국 승>

배상문 4언더파 - 이케다 유타 5오버파 <한국 승>

김경태 2언더파 - 후지타 히로유키 2언더파 <무승부>

양용은 4언더파 - 가타야마 신고 이븐파 <한국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