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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해도해도 정말 너무한다. 발목 아킬레스건이 끊어질 듯 아파도 묵묵히 참아가며 팀의 후방을 굳건히 지킨 대가가 충격적인 '매각결정'이다. 바이에른 뮌헨 구단의 냉담한 결정에 치가 떨릴 정도다. 김민재(29)가 철저히 배신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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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하면, 뮌헨 구단이 김민재를 '판매불가' 목록에서 제외하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적극적인 매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김민재의 몸값을 후려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뮌헨은 김민재를 판매해 이득을 볼 생각이다. 여기서 발생한 이득을 가지고 새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
뮌헨의 방침은 명확하다. 현재 팀내에 비슷한 레벨의 센터백 자원이 차고 넘친다. 플레텐베르크가 언급한 5명 모두 주전 센터백을 맡은 경험이 있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한 팀에 주전급 센터백 수비수 5명이 있는 건 자원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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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게 기폭제가 됐다. 당시 김민재는 후반 3분 도르트문트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릴 때 자신의 뒤에 있던 막시밀리앙 바이어를 완전히 놓쳤다. 결국 바이어는 김민재를 제치고 나와 헤더골을 성공시켰다.
당시 김민재는 마치 넋이 나간 것처럼 멍하니 이 플레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몸살감기와 허리 통증,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이어져 온 왼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해도 이 장면만큼은 명백히 김민재의 실수였다.
그러자 수비수 출신의 뱅상 콤파니 감독은 후반 9분에 김민재를 경기에서 뺐다. 문책성 교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막스 에베를 바이에른 뮌헨 단장 역시 경기 후 "당시 김민재는 자신의 마크맨을 시야에서 완전히 놓쳤다. 이전까지는 상대 공격수를 잘 제어하고 있었지만, 그 한 번의 실수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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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상과 혹사로 인해 폼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뮌헨은 계약 기간이 3년이나 남아있음에도 김민재의 일시적 부진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김민재는 2년전 유럽 최고의 센터백이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의 우승 일등공신 역할을 하며 세리에A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다 .김민재는 이적료 5000만 유로(800억원)에 뮌헨으로 이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연구소 CIES가 매긴 전세계 센터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뮌헨에서는 나폴리 시절만큼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이적 첫 시즌에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눈밖에 나며 손흥민 동료 출신으로 토트넘에서 임대이적해 온 에릭 다이어에게 주전자리를 내줬다.
이번시즌에는 콤파니 감독의 신임을 받아 주전 센터백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콤파니 감독 역시 김민재를 점점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민재는 여름에 새로운 리그로 떠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