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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현장인터뷰]포옛 감독 "내 축구를 입히는데 시간이 필요…브라이턴에선 10개월 걸렸다"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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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3 20:40


[전주 현장인터뷰]포옛 감독 "내 축구를 입히는데 시간이 필요…브라이턴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주 현장인터뷰]포옛 감독 "내 축구를 입히는데 시간이 필요…브라이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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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최근 4경기 연속 무패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8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전반 41분 유인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후반 41분 콤파뇨의 극적인 동점골로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포옛 감독은 "정말 치열했던 경기였다. 미친듯이 강도가 높았다. 그런 축구를 선호하진 않는다. 우리가 하려는 축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양팀 다 찬스가 있었다. 양쪽 공격수들이 찬사를 다 득점으로 넣으면 3대3, 다 놓치면 0대0이 될 50대50의 박빙 경기였다. 찬스를 넣은 쪽이 이기겠지만, 1골씩 넣어서 1대1로 끝났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마지막 20분 동안엔 선수들과 같이 뛰고 발로 차고 게임을 뛴 것처럼 힘들고 흥분했다. 집에 가서 침착한 상태로 경기를 분석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전북은 4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하며 스플릿A 그룹인 6위에 위치했다.

7번의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은 콤파뇨의 활약에 대해선 "관점이 다를 수 있겠지만, 경기를 마치고 콤파뇨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내가 기억하기론 4개 정도의 좋은 찬스가 있었고, 그중 1골을 넣었다. 콤파뇨가 이만큼 한 경기에 많은 찬스를 잡은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전북은 후반 24분 이승우, 후반 33분 티아고를 투입하며 '올인'했다. 이승우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 찬스를 늘려가던 상황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이승우의 짧은 코너킥을 홍정호가 이마로 돌려놓았고, 문전에 있던 콤파뇨가 재차 헤더로 득점했다. 포옛 감독은 "마지막 15분 동안 형태를 바꿨다. 그런 표현을 선호하지 않지만, 플랜B, 플랜C라고 불러도 좋다. 감독을 하고 처음 시도해본건데, 잘 맞아떨어져 원하는 결과를 따냈다. 결과(전술)를 급격하게 바꾸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고 처음은 있다"라고 말했다.


[전주 현장인터뷰]포옛 감독 "내 축구를 입히는데 시간이 필요…브라이턴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989년생, 36세 베테랑 홍정호는 최근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전반 유리 조나탄의 슈팅 동작을 예측한 태클로 슈팅 블록을 하며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막았다. 콤파뇨의 골까지 어시스트하는 등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포옛 감독은 "이런 폼을 보여준다면 홍정호를 중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관리를 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향후 계속해서 중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는 포옛 감독이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로 유독 거칠었다. 양팀 도합 파울수는 총 24개였다. 포옛 감독은 "지금까지 내가 있던 것과 심판의 성향이 다르다. 콤파뇨가 상대 선수에게 밟힌 장면을 다시 노트북으로 돌려봤다. 공과 관계없이 밟혔기 때문에 레드카드라고 생각했다. 콤파뇨의 발목이 골절됐으냐의 여부를 떠나 위험한 상황이라면 공평하게 레드카드가 나와야 한다. 그런 점이 아쉽다. 리그마다 성향이 다르단 걸 안다. 잉글랜드는 강하지만(강도가 높지만), 그만큼 심판이 반칙을 많이 분다"라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올해 전북 사령탑 부임 후 롱볼을 활용한 선 굵은 축구를 시도했다. 그러다 시즌 초반 고비를 맞이하며 전술과 선수 구성을 손봤다. 투 미드필더 체제로 시작해 지금은 스리 미드필더 체제로 바뀌었다. 포옛 감독은 "나는 강도가 높고 템포가 빠른 축구를 원한다. 시즌 초엔 그런 게 잘 이뤄졌다"며 "오늘은 지난 대전전의 좋은 퍼포먼스를 다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봤는데, 그게 반복되지 않았다. 앞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북에 포옛 축구 색깔을 입히는 시점에 대해선 "브라이턴에선 10개월이 걸렸다. 선덜랜드에선 원하는 선수 구성이 이뤄져 그보다 적게 걸렸다. 팀(전북)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라고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주 현장인터뷰]포옛 감독 "내 축구를 입히는데 시간이 필요…브라이턴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편, 다 잡은 승리를 놓친 김학범 제주 감독은 "어려운 조건임에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실점 하고 실점한 부분은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콤파뇨를 잘 막았지만, 티아고가 교체투입되면서 집중이 분산됐다. 그 전에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득점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했다.

유인수는 후반 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승리의 영웅이 될 기회를 날렸다. 김 감독은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선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을 줄 알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하프타임에 교체투입해 32분 다시 벤치로 물러난 미드필더 오재혁의 상황에 대해선 "정강이 쪽 문제가 있어 교체가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다.

2경기 연속 승리를 놓친 제주는 승점 8로 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0위에 머물렀다.
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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