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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굴욕적인 결정이다.
전북은 '전주성이 아닌 타 지역에서 홈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인 만큼 팬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며 입장권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또 전주, 익산, 군산에서 용인을 왕복하는 응원버스를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북 이도현 단장은 "갑작스러운 홈 구장 변경으로 팬 여러분께 안타까운 소식과 불편을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선수들이 낯선 곳에서 홈 경기를 치르는 만큼 팬 여러분의 함성이 더욱 간절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팬들에게 응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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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으로 'K리그 리딩 클럽'으로 꼽혀온 전북의 명성에 큰 흠집이 생겼다.
전북은 K리그 최다 우승 및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두 번이나 제패한 구단이다. 이럼에도 안방 관리를 제대로 못해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중립경기를 치르게 됐다. 전북 뿐만 아니라 연고지이자 경기장 관리 주체인 전주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전북 팬들에겐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스 포옛 감독과 선수들에게도 김 빠지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ACL2와 K리그1 총 4경기 중 3경기를 전주성에서 치르면서 무패를 달렸다. 홈 팬의 함성과 성원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 지 몸소 체험했다. 포옛 감독은 전북 팬들의 성원에 대해 "환상적"이라며 엄지를 세워왔다. 유럽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그의 입장에서 홈 구장 그라운드 관리 부실로 제3지역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현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로 여겨질 만하다.
팬들도 큰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앞서 수원 삼성과 광주FC가 각각 홈 구장 문제로 인해 대체 활용한 바 있다. 하지만 전용구장이 아닌 종합운동장으로 관람 시야가 좋지 않을 뿐더러, 협소한 주차 공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곳이다. 경기력 외에도 마케팅 측면에서도 리딩 클럽으로의 도약을 강조해왔던 전북이였기에 이번 사태가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