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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새로운 4년이 열렸다.
정 회장은 "감사하다. 이번 겨울은, 마지막 추위는 유난히 길었다. 날도 풀리고 축구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 모든 축구인이 높은 참여를 해주셨다. 골고루 지역 분야별로 많은 지지를 해주셔서, 더 커다란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약속한 공약들을 하나, 하나 철저히 지켜가도록 하겠다. 함께 레이스를 펼친 신문선, 허정무 후보에게도 감사드린다. 조언을 듣고 더 잘하도록 하겠다. 늦었지만 차곡차곡 하나, 하나,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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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두 차례나 무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당초 회장 선거는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허정무 후보가 KFA를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연기됐다. 선거일은 1월 23일로 재조정됐다. 그러나 허정무, 신문선 후보가 다시 반발하면서 선거운영위원들이 총 사퇴했고, 두 번째 선거도 물거품됐다.
새롭게 KFA 선거운영위가 꾸려졌지만 허정무, 신문선 후보는 정 회장의 '신분'을 문제 삼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특정감사 후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KFA에 요구했다. 결국 법원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KFA는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다행히 법원이 KFA의 손을 들어줬다. 집행정지 신청의 인용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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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선거운동 기간 '링거'까지 맞으며 170여명의 선거인단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 정 회장은 두 번째 기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비행기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을 제외해도 1만5000㎞ 이상을 이동하며 선거인단을 만났다. 일정이 안되는 축구인들에게는 일일이 통화해 90%의 선거인단과 직접 소통했다.
또 선거인단 개개인에게 각기 작성한 메시지를 담은 '개인 맞춤형' 동영상을 보냈다. 선거가 중단됐던 지난달 16일부터는 SNS 활동도 시작했다. 결국 현장이 움직였다. 많은 축구인들이 응원의 메시지로 호응했다.
정 회장은 "여러분을 만나보니 소통 문제를 얘기하더라, 경기인들을 만났지만 지금처럼 자세히 심층적으로 본적이 없다. 협회가 서비스 단체인데,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문제의 반은 해결할거라고 본다. 급한 것, 중요한 것을 소통하면서 고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의 갈등에 대해선 "정부와의 관계는 천천히 다음에 어떻게 할지 방향에 대해 설명 드릴 기회 있을 것이다"고 했다. 정 회장은 "50%에 한 표를 더한 과반이 목표였다. 놀랍게도 대한체육회 선거에는 60% 정도 참여율이었는데 90% 정도 참여했고, 지역별로 많이 오시고 젊은 선수와 감독들이 오셨다. 긴장도 하고 기대도 했다. 앞으로 모든 축구인들에 맞게 더욱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며 "첫 번째도 역전승이라서 상당히 짜릿했지만, 모든 축구인들이 참여하는 축제여서 의미가 더 큰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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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길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의 국회 출석에 이어 문체부의 특정감사로 출마 결심도 하기 전에 만신창이가 됐다. 가족이 출마를 만류했다. 기업(HDC)을 경영하는 측면에서 주위의 우려도 컸다. 그러나 이대로 멈출 수 없었다. 10년 뒤의 '후회'를 떠올리면서 명예회복을 결심했다.
정 회장은 '다시,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강도 높은 쇄신과 소통으로 KFA의 신뢰 회복,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 제고, 디비전 승강제 시스템 완성,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완성과 자립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축구종합센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선 50억원 기부도 약속했다. 날을 세운 허정무, 신문선 후보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에 눈을 돌리지 않고 현장과의 소통을 통한 '조용한 유세'를 펼쳤다.
정 회장이 축구계의 '대의'였다. 축구종합센터는 최대 현안이다. 정 회장이 아니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정 회장의 '마지막 도전'에 진심도 느껴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정 회장은 1994년 현대자동차 구단주를 필두로 축구와 연을 맺은 지 30년이 흘렀다. 망한 대우 로얄즈를 인수해 부산 아이파크로 재탄생시켰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거쳐 KFA 회장에 올랐다.
그는 재임 기간 중 프로축구 승강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출범, 디비전 시스템 기반 구축 등의 성과를 이뤘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아시안게임 3연패,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등 굵직한 역사를 작성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